때는 화요일..

비가 와서 그런가?  몸이 너무 축~처진다.

15개월 된 딸내미 유진이를 꼬셔서 낮잠을 잘 욕심에 딩글딩글 침대를 굴러다니다 나도 모르게 잠들었었는데.. 택배아저씨의 초인종 소리에 아이도 나도 잠이 깼다. 이런~~~ 어떻게 재웠는데..

 

아... 맘에 안드는 택배라면 정말이지 화를 냈을텐데.. 베이비트리의 선물이 도착했단다. 화낼 일이 아니다~!

 

"두려움 없이 엄마되기".. 어제 서점에서 살까말까 망설이던 책인데... 선물로 도착했다.

오호~ 이런 행운이..

 

아.. 이책을 한마디로 말하라고 하면, "마음을 살랑살랑 흔들리게 하는 책"이다.

일단, 둘째를 갖으면 참 좋겠지? 하고 내 마음을 흔들고,

아이 키우는게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라는 안도감에 마음이 흔들리고,

집이 쑥대밭이 된채로 저녁이 되는 집이 우리집 뿐만이 아니라는 연대의식에서 마음이 살랑,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IMG897.jpg

 

1. 이 책의 "장점"

 

살아있는 이야기 

 

내게 있어 이 책은 논문이나 보고서 이외에 얼마만에 표시지를 붙여가며 본 책인지 모른다. 가볍고 쉽게 읽혀지지만 배울 것도 많고 생각할 거리도 많고, 책 사이사이의 아이들 사진도 참 좋다.

더욱이 여느 책처럼, 이러세요, 저러세요 가르치지 않아서 좋다. 그저 책을 읽으며, 맞아.. 그러면 참 좋겠다 하는 따뜻한 공감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삐딱한 건지 이거저거 너무 가르치는 책을 읽다보면 하기 싫은 이유를 찾을 때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다.

 

마음을 울리는 얘기도 정말 많다.

(111페이지) 말이란 신비하다. 마음이 그렇다고 해도 그것을 말로 다시 꺼내는 순간, 마음은 또 한번 새롭게 차오른다. 한 번, 두 번, 열번을 해도 그렇다. 그래서 나는 굳이 '사랑을 말하고 들려준다.......(축약) 말이란게 그러다. 자기가 많이 들었던 말을 되돌려주기 마련다....

 

이 부분을 읽으며 아이에게도 남편에게도 아름다운 말을 많이 나누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아이에게는 안 그런데... 너무 늦게 퇴근하는 남편에게는 본채만채하며.. 참 거칠게 얘기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15개월 된 우리 유진이가, 아빠~!하고 불렀다가 남편이 안 돌아 보니..앙칼지게 "여보야!!!"하고 외쳤다.. 말은 강한 전파력을 지닌다..잠들어 있는 유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본다.

 

(158페이지) 날마다 변함없이 아이들의 내면에 새겨지는 거들이야말로 가장 강하게 아이들을 이끌어가는 법이라고 믿는다.

 

순간순간 나는 아이와의 일상이 아이의 인생이 되어 자라나고 있음을 잊고, 그저 지나가라를 외치기만 하는 순간들이 많았는데.. 아... 정말 그럴일이 아니다. 하여 나는 지금부터라도 그것을 잊지 말기를 다짐하였다.

 

(172페이지) 몸은 어른이 되었지만 내 안에는 여전히 나보다 남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솔직하지 못하고 애처로운 어린 아이가 남아 있다.

 

아.. 내게도 남아있다.

 

(226페이지) 부모가 되면 안다. 아이를 위해서 무엇을 해주기보다, 무엇을 해주고 싶어도 그 마음을 지그시 누르고 그냥 지켜봐주는 일이 몇 배 더 어렵다는 것을.

 

난 매 순간 싸운다. 유진이가 한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힘을 기르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것들을 평생 내가 다 해줄 수 있을거란 생각으로 오늘도... 숫가락질을 가르치기보다는 내가 떠먹여주고(먹는게 예쁘고, 안 흘리니까..), 열이나면 벌벌떨며 병원에 간다. 그러나 이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내게는 '자식을 지켜보는 마음 연습"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은이의 말처럼 "공부"가 필요하다.. 다시 리스트를 적어본다.. 아... 너무 많다.

 

(260페이지) 엄마가 되고 나니 눈물이 더 많아졌다. 속상해서 울고, 분해서 울고, 화나서 울기도 하지만 기뻐서, 고마워서, 그냥 다 감사해서, 너무 예뻐서 눈물이 나는 때가 많다.

 

정말이지.. 나만 그러는 줄 알았다. 남편이 신혼 때보다 더 미워서 분해서 울고, 화나서 울고, 뉴스보다 격분하면서도, 유진이의 뽀뽀한방에 집이 떠내려 가라 웃고, 옆집 아이가 지나다 인사만 해도 웃고, 세상 모든 아이가 이뻐보인다.

 

이렇게 이 책은 다른 사람의 얘기이면서도 내 얘기이다. 그래서 글자들이 모두 살아움직이는 느낌이다.

 

솔직하다, 내 얘기같은 얘기

어쩌면 살아있다는 말이나 솔직하다는 말이 같은 얘기일 수도 있다.

그런데 감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니 솔직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솔직하다는 느낌과 더불어 어린 시절 나를 돌아보게 된다.

글이 읽기가 귀챦다면 사진으로도 그 느낌은 확인된다.

우리집 상태와 거의 같은 252, 143페이지의 사진, 언니 오빠와 함께한 내 어린시절을 돌아보며 엄마에게 감사한 79, 142, 172페이지 ... 꼭 돌아보시라~!

 

아직 하고 싶은 말이 많은데.. 글이 길면 읽기가 싫어지니, 다음의 이 책의 단점을 말하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2. 이 책의 단점

바로, 185페이지.

백 팔십 오 쪽~! 바로 이 문장이다. " 서른 셋에 첫아이를 낳은 늙다리 초보 엄마는..."

아.... 아니아니 아니되오..

나는 서른다섯 십 이월에 결혼하고, 그 이듬해 그러니까 서른 여섯 십이월에 유진이를 낳았다. 그것도 뱃속의 아이와 협상해 12월 4일(금)까지 출근하고 12월 6일(월)에 낳았다. 진통 6시간만이었다.

 

나를 비롯하여 늙다리 초보 엄마의 연령은 점점 늙어지는 형편이다. 다음 개정판에서는... 이 문장을 살짝... 바꾸어주시는 아량을 배풀어 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한가지 더~!

필규, 윤정이, 이룸이 세 아이가 너무 이뻐서.. 둘째를 갖고 싶은 부작용 아니 부작용에 나처럼 시달릴 수 있다.

 

 

**이 책.. 꼭 읽어보시라 추천합니다.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며 위로하는 글이었답니다. 읽는 동안 그리고 읽고 나서도 참 행복한 느낌입니다, 저는 추천할 지인들 이름을 리스트로 만들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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