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기

"어렸을 때 들은 말 중에.. 싫으면서도 안도가 되었던 말은 "엄마 없는 아이 같지 않다"는 말이었다."

그 사람들.. 나에 대해 뭘 안다고 저렇게 말씀하실까 싶었지만, 그래도.. 내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말로 알아듣고, 그래그래 안심했었다. 그때는 미처 엄마가 날 어떻게 키웠더라에 답은 딱하나 엄격한 엄마만 기억났다. 이거안되 저거안되, 혼날라고.. 신발정리해둬야지, 치마는 겨울에 안돼, 엄마구두 신으면 안돼, 그 아줌마가 얘기한거는 저 아줌마에게 얘기하면 안돼. 집에 밥 먹으러오는 아저씨들한테 냄새난다고 하면 안돼(집에 거지 아저씨들이 밥 먹으러 오셨었거든요..)... 기타 등등..

 

순간순간 닥치는 엄마가 필요한 순간..

하여튼 살면서는 엄마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걸 잘 알지 못한채 그렇게 살았는데, 아이의 엄마가 되다보니, 궁금한 건 너무 많다. 나는 육아엔 바보 멍충이였다. 나보다 모든 걸 잘알고 있는 사람.. 나도 모든 순간순간에 엄마가 필요하다. 아 그러나 내 곁에 없는 친정엄마.. 하이킥에서 오현경만 글로 모든 걸 배운게 아니다. 나.. 나도 책으로 모든 걸 배우는 중이다. 다행히 좋은 책은 많고, 뿐만 아니라 베이비 트리같이 훌륭한 정보교류처가 있지 않은가!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내 자식을 어떻게 훌륭하게(?),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행복한 사람으로 키울 수 있을지 이제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 일년동안은 아이의 본능적인 욕구(기저귀, 쭈쭈)를 살피는데만해도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 이제 기저귀와 쭈쭈만 해결한다고해서 모든게 정리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나를 흔들었다.

 

이번에는 기회도 좋다. 사랑하는 베이비 트리에서 책을 준단다.

 

2. 모든것은 가정에서 시작된다.

 

기대가 만발하여 읽은 첫 번째 책은 제목이 길다.

박미영(2011)씨의 『의사결정능력을 키워주는 유대인의 자녀교육 38』..

개인적으로 난 책 제목이 길면 살짝 의심을 한다. 알맹이가 부족한 걸 또는 뭔가 숨기려는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뭐.. 이번 책은 그렇기도 하고 안 그렇기도 한 것 같다.

 

일단 책은 총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되어

ch1. 의사결정능력이 뛰어난 아이가 리더가 된다.

ch2. 창의력이 넘치는 아이가 세상을 변화시킨다.

ch3. 지혜로운 아이가 세상의 중심에 선다.

ch4. 배려하는 아이가 따뜻한 세상을 만든다.

 

로 구성되어, 각 장별로 9-10개의 교육 방식이 소개되어 있다.

자기계발서처럼 짧게짧게 유태인 교육방식에 대한 저자의 의견이 기술되어 있어 쉽게 읽힌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다만, 유태인의 교육 방식에 대해서 지나치게 긍정적인 내용들만 소개되어 있어, 살짝 아쉽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느낀 이 책의 중심을 갖고 각 장을 새롭게 배분하여 정리하여 보았다. 재 구성은 내가 저자였으면 유태인의 교육방식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을 좀 더 사실적으로 정리하고, 쉬운 이해를 돕기 위해서이다. 지금의 ch1-4의 구성은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니던가. 내가 이해한 바에 따르면 유대인 교육의 핵심은,

 

1) 가족은 모든 것의 뿌리

아이가 사회인이 되어 배워야 할 모든 것은 가족 구성원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엄마의 교육방식을 철저히 존중하고, 식탁에서 자신들의 얘기를 풀어놓으면서 의견을 교환하고, 유대인의 역사를 학습한다.

 

2)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아이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한 사람이 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책을 읽어야한다. 그 시작은 탈무드와 토라. 각 민족에게는 그들만의 고전이 있으니 우리 아이들에게도 지혜를 배울 수 있도록 고전을 읽히자. 어린시절부터 읽은 책은 체계적 독서의 시작이다.

 

3) 공동양육이 필요하다, 사회가 변해야 한다.

아이가 올바르게 자라기 위해서는 가정의 힘만으로는 안된다. 사회적인 시스템이 뒷바침 되어야 한다. 일하는 엄마가 학부모회의에 참여하도록 하고, 체험학습을 다양화 하고, 어른을 공경하게 만드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4)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자.

여러곳에 흩어져 살았던 유대인의 특성상 이들은 다양한 언어를 학습하고, 현지화하여 살아왔다. 그 전통이 오늘에 이르러 세계 어느 곳에 있더라도 적응이 가능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 또 교육의 방식도 체험을 중심으로 유아시절부터 교육 받으며, 나눔과 봉사의 중요성도 동시에 학습한다.

 

5) 부모들이여 자녀를 사랑하라. 그리고 사랑을 실천하라.

선물을 할 때도 돈이 아니라 진짜 선물을 하고, 호되게 야단을 치더라도 꼭 안아주고 사랑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3. 나는 어떻게 아이를 기를까?

위에 잠깐 엄마 얘기를 해두었으니 몇 마디 더 적고 싶다. 내 기억속에 엄마는 참.. 무서웠다. 엄격하셨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에 나왔던 많은 교육의 원칙들은 우리 엄마의 교육 방식과 닮아있다. 엄마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집안 곳곳에 책을 두었고, 저녁이면 숙제를 같이 도와주셨고, '원칙'이란 걸 가르쳐 주셨다. 물론 나는 그 원칙을 잘 못지켜서 정말 자주 혼이 났다. 언제나 진지했던 엄마가 수다쟁이인 딸을 견디는 일이 얼마나 어려우셨을가? 농사일도 엄마와 함께 나누어서 했고, 텃밭에서 자라는 작물들은 남매들이 나누어서 관리했다. 체험교육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엄마는 실천으로 모든 걸 가르쳐주셨다. 책읽기, 다른 사람과 나누기, 어른에게 인사하기, 남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기, 바르게 살기,...딱 열살 때 돌아가신 엄마. 생각해보면 만으로 8살 때다. 엄마 뱃속의 시간을  빼면 8년이다. 8년동안 교육받은 걸로 나는 지금까지 '바른'사람으로 살고 있고, 노력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엄마생각과 함께 나름 15개월 된 한유진 교육 원칙을 생각해봤다.

 

삶의 가치를 세우고, 나 뿐만 아니라 남을 존중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해주어야 겠다. 구체적 실천 방안은 시간을 두고...........

 

 

3. 마치는 글 :

 

이 책은 나름의 교육 원칙을 세울 때 참조하면 좋은 책인것 같다.

다만 한가지 의문은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고 부끄러운 행동(65p)'이라고 가르치고 실천한다면서도 현재의 이스라엘의 상황을 보면, 다른 민족에게는 그것이 해당사항이 없는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그건 정말 왜 그럴까? 하여 나의 나름 결론은 교육의 이론과 실천, 그리고 결과물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물론 엄마의 교육에서 부정적인 것도 있다. 지나치게 윤리적으로 살고 싶은 욕심. 휘는게 아니라 부러지는 성격.. 이 부분은 어떻게 할지 계속 고민해 봐야 겠다.

 

 

** 저는 이번에 책읽는 부모에 선정이 되어서 이 책을 감사히 읽었구요, 35살되던 2009년 12월 26일, 연휴에 결혼한다고 모든 사람의 지탄을 받으면서 결혼, 하늘의 도우심으로 그 다음해 12월 6일에 한유진을 출산했습니다. 주변인들로부터 애엄마 되더니 사람되었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습니다. 한유진은 노래만 나오면 궁둥이를 흔들구요, 잘 웃고, 잘 먹고.. 어른들한테 인사를 잘 합니다. 앞으로 많은 글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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