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의 비밀

책읽는부모 조회수 10094 추천수 0 2012.02.15 10:23:26

남편은 유대인의 지혜니 유대인의 교육법이니 하는 이야기를 싫어한다. 

일전에는 남편 친구가 탈무드를 읽고 있다면서

유대인들이 지혜를 전해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느낀 바가 많다고 하는 말을 듣더니

'본질을 놓쳤다'고 하는 게 아닌가.

 

어느 문명이고 지혜서가 없는 곳은 없고, 교육을 소홀히 하는 곳도 없다.

그런데 왜 유독 탈무드를 강조하나.

그 정도 지혜서는 우리 고전에도 많다.

오히려 우리 문화와 정서에는 우리 것이 맞다.

유대인들의 성공 비결은

우리가 늘 척결해야 한다고 말하는 학연 지연 혈연과 같은

신앙공동체 구성원끼리 끌어주고 밀어주는 단결력이지

고작 먼지 날리는 종이쪼가리에 있지 않다. 

우리는 이미 명문대에 들어간 사람들끼리 밀어주고

이미 출세한 동향 사람들끼리 끌어준다.

반면에 유대인은 모든 유대인 아이에게 지원한다. 

즉 우리는 부모를 잘못 만나면 잠재능력이 잠들어버리지만

모든 유대인 아이는 무한계 인간으로 자라나도록 공동체가 지원한다. 

이게 핵심이다.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한국 사회에서 유대인의 지혜를 배우라고 선동하는 건

공동체가 할 일을 외면하고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교활한 수작이고,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성공 비결로 탈무드의 지혜를 내세우는 건

자신들의 배타성과 폭력성을 감추기 위한 술책이다.

직장 생활을 해 본 사람은 누구나 조직의 무서움을 안다.

개인이 조직에 맞서 봤자 싸움답게 싸울 수가 없고,

작은 조직이 큰 조직을 이길 수가 없다. 

재벌 일가가 이미 돈 많음에도 욕을 먹으면서까지 조직을 놓지 않는 것도

조직을 쥐고 있어야 힘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고,

공무원들이 자리에 연연하는 것도

직위를 잃는 순간 김씨 이씨가 되는 모습을 숱하게 봐왔기 때문이다.

고작 부모, 기껏해야 조부모의 조력으로 자란 아이가

전세계적 유대인 공동체 전체의 물질적 정신적 지원으로 자란 아이를 이길 수 있겠나?

각개 약진하는 3포 세대가 탈무드 읽는다고 희망이 있겠나?

 

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마조마했다.

남편은 저렇게 이야기하다가 꼭 결론을 이상하게 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주위의 모든 아기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 그러니까 스토케 유모차 하나만 사다오.'

이런 식으로 말이다 ㅡ,.ㅡ 

 

천만다행히도 안 그랬다.

'하여튼 말은 청산유수'라고 삐죽거렸더니

자기는 청산유수보다는 현하지변이란다.

어떻게 다르냐고 물었다.

청산유수는 크고 작은 돌들이 막고 있는 계곡을 이리저리 잘도 피해가며 흐르는 물이지만

현하지변은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콸콸콸콸 쏟아지는 거란다.

돈은 병아리 오줌만큼 벌어오면서 콸콸콸은 무슨... 한파에 수도계량기 터지는 소리도 아니고.

 

어쨌든

남편은 유대인 어쩌구를 싫어하는 것보다

공짜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크고 ^,.^

무엇보다도 우리 아기를 사랑하니까 ^^

어제 받은 책을 읽어볼 거다.

그리고 나서 다시 이야기를 해봐야겠다.

 

책 받으니 좋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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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40일.

책장에서 두꺼운 책 한 권을 꺼내니 나머지 책들이 기울어진다.

그걸 보고 흉내내는 건지

'아버지, 책들이 기울었어요. 이렇게요.'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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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새를 놓칠 새라, 아기 아빠는 또 장광설을 늘어놓는다.

지식은 널리 구해야 편향된 사람이 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거라는 둥...

그 아버지의 그 아들 아니랄까봐 '오호~~'하면서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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