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은 조금 무섭다. 부모의 말에서 아이의 미래가 결정된다니 겁도 나고 조심스러워진다. ‘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지만 살면서 매서운 말 한마디에 고통 받기도 하고, 따뜻한 말 한마디에 마음이 푸근해지는 경험을 해 보니 말의 중요성을 점점 더 깨닫게 된다.
한마디
말의 중요성이 어디 아이에게만 해당될까? 부부간에도 그렇고 사회생활도 마찬가지다.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다 싶어 기쁜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을
보면 나쁜 예시와 좋은 예시가 풍성하게 나오면서 상황에 대한 설명과 어떤 부분이 문제가 있고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조목조목 짚어 준다. 나쁜 예시는 좀 과장이다 싶기도 하고, 좋은 예시는 과연 이렇게
순조롭게 상황이 풀릴까 의심이 되기도 했는데, 아이의 물건을 찾아 달라는 예시를 보면서 부끄러워졌다. 나쁜 예시들을 보면서 나는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다고 이건 좀 심하다고 생각했는데, 딱 걸린 것!
보통은
아이에게 부드럽게 말하려 하고 지시형 보다는 “네 생각은 어때?”, “생각
해 보고 말해줄래?” 등 아이가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노력하지만 이 물건 찾기는 상황이 달라진다. 아이는 물건을 없어 졌다며 징징대며 짜증내고 찾는 걸을 도와 달라고 하고 그러다 딴짓을 하고. 그럼 어김 없이 나오는 말들이 있다. “대체 왜 네 물건을 엄마한테
찾아달라고 하는 거야?!”, “엄마는 네 물건 찾고 있는데, 넌
지금 뭐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까 물건은 쓰고 제자리에 두라고 했지!” 등등
초1 상반기 처음 시험 본 결과를 들고 왔을 때도 그랬다. 아이 성적에는 무심한 듯 하리라 마음먹었는데, 빨강 색연필이 쫙! 그어진 시험지를 보자 마자 나온 나의 첫마디는 “다 틀렸네?”. 아이는 시무룩했고 곁에 있던 친정엄마께서 오히려 “앞에는 다 맞았다”하며 다독이셨다. 나의 화살을 친정엄마께 향했다. “엄마 왜 그러세요? 저한테는 안 그러시더니???!!!”
- "다 틀렸네?"가 저절로 나왔던 아이의 시험 결과.
아이를
향해 비교하고 비아냥거리고 협박하는 나쁜 사례를 보면서 어린 시절 부모님이 떠올랐다. 공부 안 할거면
학교는 왜 다니냐. 책도 안 보는데 다 갖다 버린다. 나중에
커서 뭐가 될래. 농사나 짓던가. 학교 그만 두고 공장에나
다녀!!! 음… 공부에 관한 우리 부모님의 폭언은 정말 최고였다. 그래도 사회 생활을 하면서 제일 든든한 지원군은 부모님 이셨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렴”이라는 출근길 아침인사는 결혼 후 제일 그리운 말 한마디였다.
아이를
대할 때 조심한다고 해도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협박을 하고 있을 때가 있다. “이거 안치우면 갖다
버린다”. 이 책에는 이와 같이 우리가 실생활에서 수시로 접하는 많은 상황을 구체적인 예시로 문제점을
짚어준다. 그 상황의 주인공이 아빠라는 점도 보다 현실적이고 전업주부가 아닌 맞벌이의 관점도 신선하고
마음에 든다.
남편과
아이는 잠들기 직전 제일 나쁜 상황에 처하는데, 양치를 포함하여 씻기를 최대한 유보하는 아이와 계속
“빨리 해!!!”를 반복하다 결국 폭발하여 소리 소리 지르는
남편. 그리고 울면서 “하고 있잖아요!” 항변하는 아이. 정말 전쟁이 따로 없다.
육아
관련 도서는 나더러 읽고 본인에게는 요약만 해 달라는 남편이지만 이 책은 꼭 읽었으면 싶다. 그리하여
화 내는 아빠의 굴레에서 부디 벗어나기를 기원한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따뜻한 말 한마디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칭찬을 해 보자. 그런데 막상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이 책을 읽어보자. 분명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