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날이 더워져 10시만 넘어도 놀이터는 뜨거워서 갈 수가 없었습니다.
뭐가 좋을까?
한번쯤 녀석과 해 보고 싶었던, 영화 관람에 도전했습니다.
나름 미혼 시절에는 매년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80편에 육박했고,
개똥이 출산 전까지도 매년 50~60편의 영화를 봤었던 매니아(?) 였는데 말이죠.
극장을 알아보니 마침 더빙판 영화가 있었습니다.
동영상 이라곤 보여 준적이 없는 녀석인데, 과연??
어쨌거나 1매를 잽싸게 예매하고, 개똥이와 극장을 향했습니다.
- 포스터 앞에서 이 영화를 볼게 될 거라 설명 해 주자. “출발!!!” 합니다.
행여 늦을까 택시까지 타고 갔는데, 광고는 길어도 느무 길었습니다.
개똥이는 계속 “사자”, “사자~아”, “사자~~~아” 하면서 지쳐갈 무렵.
영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개똥이 생애 처음으로 같이 보는 영화란 살짝 감동적이기 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개똥이는 영화 상영 시작 20분 무렵.
“할머니”를 찾더니, “우리 나가요” 합니다.
몇 번을 되물어 밖에 나와 할머니 위치를 확인 했는데, “다시 보러 가요” 합니다.
극장에 다시 들어가 몇 분?
다시 “할머니”를 찾더니, “가요” 합니다.
미련 없이 극장을 떠나 친정엄마와 만나기로 하여 같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점심 먹고, 할머니랑 헤어져 택시 타고 집으로 오는데, “사자 보러 가요”합니다.
사자 보러 가자고 보채던 녀석은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저녁에 아빠를 만나자(남편은 토요일도 일합니다) 매우 과장된 몸짓으로
“사자, 하마, 기린, 펭귄”하며 온몸으로 춤추고 노래하는 흉내를 냅니다.
개똥이와 함께 영화 보기는 실패했지만,
아주 실패는 아닌가 봅니다.
개똥아 조금만 더 커라.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