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살 초등학교 1학년 아이의 엄마이자, 3개월 출산휴가이후 복귀후 경력이 단절된 적 없이 회사생활을 하고 있는 워킹맘이다. 회사생활으로만 18년차, 결혼생활으로는 8년차이다.
엄마로서 어떤 준비나 기대, 아무런 생각도 없이 결혼이 하고싶었던 30대 초반의 나는 그 당시 회사에서 팀원 4명에 3명이 그만두는데 혼자서 그 모든 일을 떠 맡고도 승진이 안되어 새로운 상사까지 모셔가며 거의 매일 밥먹듯 야근을 했더랬다.
3개월 육아휴직이후 출근 전날 약속이라도 한듯 시어머님이 올라오셨고 그길로 아이가 5세되는 크리스마스이브날까지 한집에서 생활을 했다. 그리고 아이가 6살 되던 해 퇴근시간이 명확한 회사로 이직을 했고, 신랑은 자기 시간 조절이 가능한 상황이 되면서 어머니는 고향으로 내려가셨다. 어머님이 계셨을 때엔 매주 주말이면 아들과 둘이서 친정집에가서 주말을 보내고 왔는데 지금은 한달에 한번씩은 간다.
그래서였을 까.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치솟았지만, 아이를 혼자서 24시간도 돌봐본 적이 없던 나로서는 아이로 인한 우울증이나 스트레스는 거의 없었 던 것 같다. 경력을 어떻게든 지켜온 나로서는 ( 지킨게 아니고 절대 단절은 안된다고 주위의 압박을 느낀것같다. 돌아보면..) 경단녀로서의 이 사회가 주는 서러움은 느껴보지 못했다.
지금 회사는 7시출근, 4시퇴근이다. 5시에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아이를 데리고나와서 놀이터에서 7시정도까지 논다. 앉아있다보면 (이 생활이 그러니깐 3년차구나..) 많은 경단녀와 스트레스지수 높은 전업맘들을 만나게된다. 이 책을 읽어가며 그들을 좀더 차분히 바라보고 이해하게 되었다고 생각이 된다.
그리고 그녀들 곁에서 묵묵히 늦게까지 일하는 아빠들을 생각해봤다. 그들은 안힘들까. 그들은 편할까. 매일 밥먹듯 야근을 해도 아침이면 벼락치는 소리처럼 내려치는 부장님의 훈계에 어느정도 노출이 되어본 나로서는 그들도 참 딱하다. (우리 아파트에는 공교롭게도 육아에 거의 관여가 안되는 아빠들이 아주 많다.) 만약 이런 아빠들중에서 작가님처럼 책을 써보시면 아주 잘 팔리지않을까..
내 이야기는 그만하고, "무슨 애엄마가 이렇습니다"를 읽어가며 나와는 공통분모가 없어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냥 "엄마"라는 이유만으로 책들의 아주 많은 이야기가 나의 육아를 떠올리게 했다. 초반의 모유수유이야기부터, 아이가 어린이집 적응못해서 울면서 출근한 이야기, 입원시키고 혼자 울던 이야기를 읽어가며 혼자서 다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힘든 와중에도 신랑의 해외주재원을 격려하고 도와준 저자님의 용기와 단절된 경력을 이어가신 그 노력에 박수를 드리고 싶으다.
오늘은 이 책을 회사에 가져왔다. 임신 초기 회사후배에게 일독을 권하기 위해서...
작가님의 바램처럼 이 책이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지침이 되어 줄 것을 확신하며 베이비트리에 다시 한번 즐거운 책 선물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