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이 되더니, 마치 첫사랑에 빠지듯
저희 아들은 공룡에게 '첫눈에' 반했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공룡놀이, 공룡 스티커,
놀이터에 공룡 가져가서 나뭇잎 먹이기,
공룡 그리기, 심지어 잘때도 공룡을 껴안고 잘 정도랍니다.
게다가 공룡이름들은 왜 그리 어려운지요.
그날도 공룡놀이를 하루종일 무한반복하다가
결국 제가 참다, 참다 못해
'엄마 이젠 공룡놀이 지겨워서 못하겠어. 공룡놀이 싫다' 했더니만....
'엄마 싫어. 안놀꺼야' 화를 내더니만 달래주고, 화해하고 풀어졌나했더니만
어느새인가
아이가 그린 '엄마, 아빠 결혼식'그림속에
엄마 눈에 빨갛게 칠해져 있는것 아니겠어요.
제가 깜짝 놀래서
'엄마 눈에 누가이랬어?' 그랬더니
아이가 씨익.. 웃으면서
'아빠가 그랬어' 랍니다.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아빠가 냉장고에 걸려있는 엄마 그림에 빨간색칠을 했다는
요!! 요! 맹랑하고, 뒤끝작렬인 4살의 거짓말을 어쩌면 좋아요. ^^
물론, '너 엄마가 공룡놀이 싫다고 하니깐 이랬지'라고
진실의 시간을 가졌지만,
요즘에도 가끔
거실에 온통 휴지를 뜯어놓거나, 우유를 한가득 쏟아놓거나 했을때도
씨익.. 웃으면서 '아빠가 그랬어'라고 거짓말을 하곤 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