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여러 권의 육아서적을 읽었다 생각했다.

육아책을 고를 때 원칙 중 하나는 아무개 엄마처럼 아이키우기 같은 성공케이스를 쫓는

영웅적 육아법 같은 책은 아예 쳐다 보지도 않았다.

또 한가한 육아에세이는 궁금하지 않았다. 혼자 기록해두면 될 것을 뭘 그리 유난스레 세상에 책으로 펴낼 일인가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교육전문가, 아동발달전문가, 정신과 전문의, 아동심리치료 전문가 등의 책을 주로 봤던 것 같다.

넘치는 정보 중에서 나름 공신력 있다는 전문가 집단의 이야기에만 고개를 돌리는 쪽이였다.

그러다 이 책을 받았다.

 

때문에 난 육아일기 별론데..하며 친정엄마에게 먼저 읽으시라 줬다.

엄마는 책을 읽는 중간중간 날 보면

너네 키우던 생각이 많이 난다시며 이거 읽다 눈물이 난다느니 요즘세상에도 이런 엄마가 다 있냐며 엄마 특유의 감상적인 서평들이 쏟아졌다.

그 때까지도 뭐 고만저만한 리액션을 보이며 그래~ 요즘세상에 드물지~ 아니 거의 없을 걸.

천기저귀는,, 정도였다.

 

그렇게 책은 다시 내게 왔다.

 

책을 읽는 내내 나와는 너무 다른 엄마의 모습에 처음엔 당혹스러웠다.

엄마가 되기 전부터 엄마라는 이름을 간절히 소망했고 그렇게 꿈 꿨던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니,, 내 삶을 두고 수만가지 꿈을 꾸던 시절 내 아들은 불현듯 내게 왔고, 

난 '그래, 비겁하지 않겠다. 날 찾아온 널 받아들이겠다. 유난 떨 일 없이 자연스런 삶의 과정으로 또 하나의 동반자로 받아들인다.' 정도였다.

 

그럼에도 마음 한 켠, 못되먹은 성격탓에 '보란듯이 잘 키워보이겠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하듯 육아책에 나온대로 아이를 돌봤다. 모유수유도 이유식도 마찬가지였다.

밤중 수유로 고생하지 않기 위해 수유간격을 잘 조절했고 책에 나온 레시피 그대도 아이에게 만들어줬다. 다행히 아들은 잘 먹고 잘 잤으며 크게 병원에 드나드는 일없이 자라줬다.

친정엄마, 시어머니, 아이둘씩 키운 형님 네 분의 여러가지 육아 조언이 있을 때마다

되바라진 막내는 이렇게 말했다.

'민간요법 같은 근거없는 육아방법을 권하지 마세요~'

이렇게 20개월까지 모유수유를 하고 아이의 리듬에 몸도 마음도 맞춰 지내는 동안 참 힘들었던 같다. 하지만 남편을 제외한 다른 이들에게 힘들단 말 또한 안했던 것 같다.

돌아보면 내 못되먹은 성격탓에 고립 아닌 고립을 택했던 것 같다. 

그러니 육아는 내게 행복한 시간이 될 수는 없었다.

무한한 책임과 학습으로 견뎌내야할 인내의 시간일 뿐이었다.

책의 저자처럼 아이와의 놀이를 즐기고 교감을 나눌 여유가 내게는 부족했던 것 같다.

매일을 '아,, 이 또한 지나가리..어서 어서 자라다오..'라고 주문을 외우며 말이다.

 

그렇게 아이는 지금 48개월,

아주 무지막지하게 에너지 넘치며 작은것도 잘 살펴보는 관찰력이 좋은 다섯살이 되었다.

또, 나는 다른 엄마들과 모여 이야기 나누기가 즐거운 조금은 여유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즐거운 수다를 나누던 어린이집 엄마들과 선생님들이 모여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준비하고 있다.

 

나는 늘 스스로 생각했었다.

'나는 육아에 부적합한 인격이고, 때문에 지금 내 아들은 너무 감사하게도 잘 자라줬지만,

둘째 셋째를 바라지 않아.'라고..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장을 덮을 즈음..

'이제는 나도 좀 여유있게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아주 사~알~짝 ^^

 

진솔하고 따뜻한 그녀의 글이 내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차가운 봄날.. 덕분에 따뜻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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