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환경’ 아이 눈높이 맞춰
지자체와 연계 세트장 재활용
치밀한 사업전략 국외 진출도
제작비 30억원을 투입한 어린이 프로그램 <후토스 시즌 2-잃어버린 숲>(KBS 2TV)이 31일부터 매주 월~금 오후 3시35분 방송을 시작한다. 2007년 11월부터 2008년 11월까지 방영한 시즌 1이 끝난 뒤 1년 반 만이다.
<후토스 시즌 2-잃어버린 숲>은 환경문제로 황폐해진 지구에 유일하게 남은 숲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유아 눈높이에 맞춰 함께 살아가는 법과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다. ‘모야’ ‘아라’ ‘조아’ ‘나도’ 등 기존 캐릭터에 유일한 생존자이자 은둔형 외톨이인 까다로운 지구인 ‘시로’가 추가됐다. 이정환 피디는 “아이들이 친구랑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까 등 ‘상생’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옳고 그름을 가르치려 하지 않고 아이들이 직접 느끼도록 하겠다고 한다.
<후토스>는 침체된 지상파 어린이 프로그램의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프로그램이란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공익성을 추구하면서도 수익성을 기대하는 방송사들의 이중 잣대 속에서 어린이 프로그램은 설 자리를 잃어 왔다. <후토스>는 시작부터 국외시장을 겨냥하고 캐릭터 사업 전략을 짜고 어린이 문화와 연계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어린이 프로그램으로는 이례적으로 지자체와 연계해 야외세트장을 지어 아이들의 놀이 문화를 조성한 것도 그런 차원이다. <후토스 시즌 1>은 전남 함평에 1000 평 규모로 제작했는데, 지금도 소풍 등 놀이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지역 어린이에게 문화의 장을 제공한 점을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보건복지가족부 푸른 성장 대상을 수상했다. 이 피디가 6개월간 지자체를 찾아간 끝에 거둔 성과다. 제작비의 60%가 세트장 비용이다. 시즌 2는 경북 봉화군에 지었다.
외국 시장을 겨냥한 만큼 <후토스>는 세계에서 통할 수 있는 공통된 화제를 내용으로 꾸몄다. 다른 언어로 번역되어도 전달하려는 의미가 와닿을 수 있도록 말보다는 행동과 반복된 언어 등을 활용한다. <텔레토비>를 연상시키기도 하는데, 시즌 2에서는 한글을 차용한 ‘후토스 언어’를 만드는 등 차별화를 했다.
외국에서의 성과도 좋다. 시즌 1은 현재 중동, 이탈리아, 러시아 등 35개국에 수출되어 티브이에서 방영됐다. 시즌 2는 이미 중동과 아프리카에 방영권을 팔았다. 앞서 100여개의 캐릭터 사업으로 17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케이비에스엔 신원관 차장은 “지금껏 머천다이징 사업으로 성공한 한국 어린이 프로그램은 거의 없었다”며 “<후토스>는 시작부터 철저한 사업 전략을 짜고 시작한 덕분에 성공을 거뒀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