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었지만, 지금은 무용지물이 됐다. 부모의 부와 명예를 고스란히 물려받는 구조가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부모들의 교육열은 식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아이들은 학습지, 영어유치원, 학원 순례 등으로 지쳐만 간다. 최근 꼴찌들이 일류대학에 들어가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공부의 신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SBS스페셜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책 제목도 <밥상머리의 작은 기적>(리더스북 펴냄)이다. 당시 방송된 내용은 물론 방송에서 빠진 세계 각지의 사례, 전문가 인터뷰, 과학적 실험과 더불어 구체적인 실천법까지 고루 묶었다. 3남 2녀를 둔 박진수씨 가족, 1남2녀를 둔 오진균씨 가족은 우등생 자녀를 둔 ‘엄친아’ 가정이다. 이 두 가정의 공통점은 가족식사 원칙을 지킨다는 점이다. ‘엄친아’로 키운 비밀이 결국 밥상에 숨어 있었던 것.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 원리는 간단하다. 부모, 형제 등 가까운 사람과 함께 먹으면 옥시토닌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고 정신적 만족감과 함께 학습 동기, 집중력과 어휘 습득 능력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하버드대학 연구진은 “독서를 통해 140개의 단어를 습득한 반면 가족 식사로는 무려 1000개의 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콜롬비아대학 카사 연구진은 “가족식사를 하는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A학점을 받는 비율이 약 2배 정도 높았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조사 결과에서도 100개 중·고등학교의 전교 1등생 중 “주중 10회 이상 가족식사를 한다”는 대답이 40%에 육박했다. 가족식사 시간에 이뤄지는 교육이 그 어떤 책이나 교재, 교구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책은 이렇게 말한다. “하루 20분 가족식사가 아이의 미래를 결정한다. 가족 식사 시간만 지속적으로 유지해도 좋은 부모의 요건을 갖춘 것이다.” 아이들의 영양 섭취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 뭔지,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밥 한술을 더 먹일지 고민하다 보면 대화가 오가는 식사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는 어떤 반찬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어떤 대화를 나눌까부터 고민해 보자. ♣H6s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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