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태교신기』보다 『명품 태교 〇〇주』가 좋다. 두루뭉술하게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는 것보다는 콕 집어서 뭘 하라고 가르쳐주는 실용서적이 좋다. 그래서 남편의 거대담론이 별로 와 닿지 않는다. 물론 나도 한창 막걸리 마실 때는 개량한복 입고 쇠 두드리며 팔뚝질도 했고, 아직도 책꽂이에는 백산, 백두, 아침의 책들이 대오를 갖춘 채 드러누워 이사할 때 짐으로 되살아날 그날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꼬물거리는 나의 분신을 앞에 두고는 지금 당장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똑 떨어지는 실천지침이 절실했다. 무려 마흔한 살에 낳은 첫 아기니 오죽하겠는가.
   키트에서 두 줄을 확인하기 전부터 임출 카페에 가입했고, (안타깝게도 출산 전에 미리 가입하지 못하고) 아기를 낳은 후에 안예모 정회원도 되고, 베이비 트리를 알게 된 후로는 즐겨찾기에 올려놓고 매일 들어온다. 불안한 마음에 도서관에서 책도 잔뜩 빌려왔지만, 젖 물려놓았을 때 말고는 따로 책 읽을 시간이 없으니 보지도 못하고 반납한 것도 여러 권이다. 그래서 책을 확 사버리고 싶은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남편은 삭은 책은 버리고 새 책은 빌려보자고 한다. 낡은 책은 먼지가 많이 나서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기 때문이고, 새 책은 살 돈이 없기 때문이란다 ㅡ,.ㅡ 하지만 추억은 차마 버리지 못하겠고, 책은 도열시켜 놓고 마음껏 부리며 봐야 제맛 아닌가. 그러던 차에 베이비 트리에서 책을 준다니 이 얼마나 좋을씨고. 일단 책을 소장할 수 있게 되니 좋고, 독후감을 써야만 하니 밀리지 않고 읽을 수 있어서 더욱 좋다.
   빌려다 본 책 중에 『〇〇〇 엄마가 아이를 병들게 한다』가 있다. 책을 펼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서평에 미혹된 걸 후회했다. 초반에 숭미주의자로 보이는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까지 읽어보니 건질 게 많았다. 그리고는 서평에 휘둘리지 않는 혜안을 갖춰야겠다 다짐했고, 책은 첫 장만 보고는 모른다는 진리도 다시금 되새겼다. 그런데 베이비 트리에서는 양선아 기자님이 이미 검증한 책을 보내주니 아니 더욱 좋을씨고.
   책 읽는 부모의 첫 번째 책,『유대인의 자녀교육 38』을 펼쳤다. 의사결정능력을 키워줘라,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줘라, 내겐 비호감인 뜬구름 잡는 목차다. 그래도 검증된 책이니 읽어봤다. 글자가 커서 금방 읽었다. 먼저 읽은 남편이 여기저기 밑줄을 많이 그어놓았다.
   다 읽고 나서 입술을 꼭 다물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데, 남편이 ‘자령이 손가락 사이에 발가락처럼 먼지가 끼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기는 그 손을 열심히도 빨고 있다. 방금 읽은, 동전을 입에 물지 않고 푸슈케에 넣는 아이들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리 집에도 저금통 하나 가져다 놓아야겠다. 그러면 밑바닥의 욕망과 비굴함의 찌꺼기를 핥지는 않겠지.
   남편은 영재 교육이란 선행학습이나 속성교육이 아니라 다양한 주제를 폭넓고 깊이 있게 경험하는 통섭형 인간을 만드는 것이라는 교육관이 흥미로웠다고 한다. 아마 잡학다식인 자신을 지지해주는 내용이라서 좋아하는 것 같다 ㅡㅡ;;
   세밑부터 보육료 지원 때문에 말이 많았다. 특히 아기를 부모와 떼어놓는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아기를 엄마의 시야에서 벗어난 어린이집에 보내기 꺼려지는 가장 큰 이유는 지친 보육 노동자들이 나의 아기에게 해코지할까봐 걱정되기 때문이 아닌가. 그런데 정부나 지자체가 할머니들을 보조교사로 채용해서 어린이집에 파견 보낸다면 부모들이 한 시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


크기변환_IMG_4654.jpg 크기변환_IMG_4658.jpg 

무료로 찍은 50일 사진.

출산준비를 하면서 성장 사진에 대해 남편과 이견이 있었다.

남편은 성능 좋은 DSLR을 하나 사자고 했고, 난 남들 다 하는 성장 사진을 맞추자고 했다.

일단은 남편 말대로 카메라를 샀고, 무료로 찍을 수 있는 50일 사진까지 찍었다.

이렇게 예쁜 모습을 보면 남편도 생각이 바뀌겠지 ^^ㅋㅋㅋ

그런데 남편은 이런 사진은 '하향 평준화'라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어휴... 바보.

게다가 내 동생마저 '이쁘긴 한데, 사랑스럽지가 않다'는 말에 그만 내가 마음을 바꿨다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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