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모처럼 일찍 퇴근한 남편과 마주앉아 식탁에 앉아 꽃게탕을 놓고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큰 아들, 작은 아들 모두 초저녁 단잠에 빠진 덕에 여유있게 저녁을 준비할 수 있어 마련된 자리였죠. 물론 식사 중간 즈음 둘째가 깨서, 남편이아이를 안고 달래는 동안 제가 밥을 마저 먹고, 남편이 식사하는 동안에는 제가 이유식을 먹이면서 함께 식탁에 앉았습니다. 맛있는 저녁을 먹으니 모처럼 마음에 여유가 생겼습니다.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속에 나왔던 한 연구 조사에서 여자들이 가장 먼저 잠이 깬 것은 '아기의 울음소리'였는데, 남자들에게는 1위가 '자동차 경적소리'였고, 2위는 '바람소리', 3위는 '벌레가 날아다니는 소리'였다고 ...아이 울음소리는 10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며, 밤에 아기가 깨어도 못들은 척 자고 있었던 게 아닌 걸 알았다며 화두를 꺼내봤어요.

 

남편왈...잠든 척 한게 아니고, 잠은 깼으나 잠을 다시 청하고 있었노라고....((????그게 무슨?)

잠이 깨서 들어보니, 아이는 잠시 보챘고, 젖먹고 안정되서 상황파악이 끝났는데 다시 잘 수밖에라는 대답이었네요. 그러면서 아이가 울어도 엄마인 저도 가끔 자버렸다고 할 때는 일어나서 달랬다고 하네요. 그건 제가 너무 지쳐서 꼼짝 못하고 뻗은 거라고 해명(?)을 해주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자는 저희 네 식구 이렇게 지냅니다. 순둥이 아기들이라 밤에 빽빽 우는 적도 별로 없고, 젖 먹으면 곧바로 자는 아기들이라 가능했을지도 모르만, 함께 옆자리를 지켜준 남편이 문득 고맙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편이 아주 아주 피곤해 보이는 날에는 슬며시 서재방에서 푹 자라고 해봤지만, 묵묵히 옆을 지켜주었던 것이 새삼 고맙습니다. 그 연구 결과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어디서 한거냐며, <오래된 미래 전통육아의 비밀> 남편이 이리저리 책을 살펴보다가 'EBS'에서 좋은 프로그램 종종 만드는 것 같다며, 같이 다운 받아서 볼까 하며 먼저 제안을 해주었습니다. 같이 방송은 아직 못봤지만, 책 내용에 관심을 보이며 훑어 보는 남편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졌습니다.

 

책 읽는 엄마에서 책 읽는 부모로 변해가는 우리 부부의 시작일까요?

 

저도 포대기보다는 아기띠가 편한 엄마입니다.  포대기는 첫애 베이비시터 이모님이 사달라고 해서 사놓고, 이모님이 아이 낮잠 재울 때 썼던 물건입니다. 저도 두 어번 매어봤으나 스르르 끈이 내려가는 것만 같고 자세도 불안해서 안쓰게 되었지요.  차라리 아기띠를 뒤로 매서 아기띠로 아이를 업는 일이 편합니다. <전통육아의 비밀> 책을 읽고서 다시 포대기를 꺼내 제가 매어보았으나 역시 끈을 매는 일이 어렵습니다. 혼자서는 끈이 단단히 매어지지도 않고 불안하니, 아이도 버둥대는 것 같고, 지난 3년간 쓰던 아기띠로 아이를 다시 업었습니다.

 

포대기는 여전히 불편했지만, <전통육아의 비밀>은 편히 읽었습니다.  한국 엄마의 육아 본능을 자극하는 책이라 느꼈습니다.  아이 낳고 3년간 아이를 마음껏 물고 빨고 아낌없이 사랑해도 괜찮다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엄마와 신체놀이를 통해 사랑을 마음껏 교감할 수 있는 단동십훈 이것을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으로는 설명을 봐도 따라하기는 조금 어려운 동작도 있는 것 같아서 방송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동십훈이라는 말은 남편도 처음 들었다고 하는데, 짝짜꿍이라고 하면 아네요. 단동십훈에 근거한 전통놀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p173)

1. 도리도리

2. 짝짜꿍

3. 곤지곤지

4. 잼잼

5. 불무불무

6. 따로따로

7. 다리 말 타기

8. 발등에 올리고 걷기

 

양육 스트레스 설문지 (p156-157)을 확인하면서, '매우 그렇다'가 20개 넘는다면 스트레스가 높은 것으로 전문가 상담을 권한다고 나오는데, '매우 그렇다'가 저는 5개 나왔는데, 내가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는 양육스트레스는 그렇게 심한게 아니구나. 이 정도면 견딜만 하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은영 박사는 세상의 모든 아이는 동생이 태어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한다. 엄마가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극소수지만 동생이 생겨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아이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주변에 자신이 위안을 받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애착 대상이 여럿있는 경우라고 한다.(p129)

 

"요새 젊은 엄마들, 정말 너무 잘해요....그런데 아이들이 왜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줄 아세요? 더 따뜻하거든. 때에 따라서는 말도 안 되는 자기들의 투정들도 다 들어주고, 편들어주고, 항상 따뜻하게 안아주거든. 할머니가 내 모든 것을 보호해준다는 느낌인거야. 아이들이라고 스트레스 없는 것 아니거든요. 할머니들이 그 마음을 헤아려주니까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거예요."(p225) 

윗 부분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저는 친정과 차로 20분 거리에 살면서 친정엄마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첫째 낳고 아이 6개월에 복직하면서부터 돌 즈음까지는 아침 저녁으로 아이를 친정에 실어 나르면, 친정엄마가 베이비시터 출퇴근 전후로 아이를 돌봐주셨고. 둘째를 낳으면서 병원과 조리원에서 2주 몸조리 하는 동안에 첫째는 외할머니 곁에서 지내면서 낮에는 베이비시터 이모와 놀고, 밤에는 외할머니 옆에서 자면서 엄마를 찾지 않았다고 해요. 베이비시터를 여러 명 겪었어도 큰 스트레스 없었던 것, 동생 생기면서 엄마가 보이지 않아도 큰 어려움 없이 견딘 것 모두 외할머니가 곁에 있었기 때문이죠. 요즘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외할머니집에서 마음껏 놀며 좋아하는 아이를 보며, 친정엄마에게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래도 엄마 품이 아이에게는 가장 그리웠던 걸까요? 요 며칠 유난히 동생 스트레스 받는 것 같아, 큰 애 옆에서 며칠 쭉 잤더니 아이가 한결 편안해진 것 같아요. 감기로 잃었던 입맛도 조금 돌아왔고요. 아직은 어린 두 아이, 엄마가 마음껏 물고 빨고 해줘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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