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호류지의 궁궐목수 니시오카 쓰네카즈가 구술한 이야기를 엮어낸 책 <나무에게 배운다>를 읽으며, 잠시 육아는 내려놓고 나의 삶의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에는 전통을 지켜내는 장인이 많다고 느껴왔는데, 책을 통해서 직접 장인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현대를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직장인에게 장인이 말하는 세상은 또 달랐다.

 

이 장인은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로부터 대목장으로 때로는 엄하게 철저하게 키워졌다고 한다.  친구들과 마음껏 뛰놀 나이때부터 호류지 정비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목수들이 일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소년은 농업학교에서 농사에 대해 배우고, 장인의 길을 묵묵히 걸어왔다. 항상 호류지 건물에 대한 생각마나 하니 주변 가족들도 잘 챙기지 못해, 사람들에게 '귀신'소리를 들었다 하니...한편으로는 투철한 직업 정신에 그리고 온 몸과 마음을 다해 자기 일에 정성을 다하고, 또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이 부러웠으나, 한편으로는 아버지의 삶에서 작아져버린 그 식솔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항상 궁궐목수의 일이 있는 것은 아니라 어려울 때는 물려받은 전답을 팔아서 근근히 생활을 이어가고, 자기 아이들에게는 어렸을 때 마음껏 놀리고 싶고, 또 목수 일이 생활이 되지 않기도 해서 궁궐목수의 일을 물려주지 않았다는 대목에선 짠한 생각도 들었다. 제자를 키우는 이야기를 보며 자식처럼 키웠던 모습을 보며 교육의 자세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다. 일일이 알려주기보다 먼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제자의 속도에 맞춰주는 모습이 참 따뜻하게 다가왔다.

 

어떤 나무가 천년의 세월을 견딜까. 어떤 나무를 어떻게 써야 그 나무가 건물로 다시 천녀의 세월을 살아갈 수 있을까. 호류지는 어떤 건물일까. 20대에 일본에서 지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가봤던 곳인가 싶어 찾아봤더니 내가 가보지 못한 나라쪽에 있는 사찰이라고 한다. 대신 동경 근교에서 어느날 등산을 했던 일이 떠올랐다.  내 팔을 활짝 벌려도 나무 둥지의 반도 못가게 크고 길쭉했던 삼나무들의 튼튼하고 쭉 뻗어난 모습이 멋있어서 인상에 깊이 남아있다. 우리나라에서 보던 나무와는 종류가 달랐던 듯 싶다.  다음에라도 꼭 호류지를 찾아가서 천년의 건물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류지 목수 구전

'나무는 나서 자란 방향 그대로 써라.'

'나무의 성깔 맞추기는 장인들의 마음 맞추기.'

'부처님의 자비심으로, 어머니가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백명의 장인이 있으면 백 가지의 생각이 있다. 그것을 하나로 모으는 것, 이것이 대목장의 기량이자, 가야 할 바른 길이다.'

'백가지 생각을 하나로 모으는 기량이 없는 자는 조심스럽게 대목장 자리에서 떠나라.'

<나무에게 배운다>는 원서<나무의생명나무의마음 천지인 가운데 하늘 편으로, 나머지는 <다시, 나무에게 배운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니, 또 읽어 볼 기회가 생기기를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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