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로네 엄마는 결혼 전 유치원 교사였다.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꿈에 그리던 유치원 교사가 되었다. 어릴적부터 아이들을 좋아했고, 아이들과 관련된 직업이 갖고 싶었던 꿈을 이루었던 것이다. 대학때에는 틈틈히 다양한 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을 만나왔다. 아동병동에서 아픈 아이들을 만났고, 판자촌 아이들의 방과후 활동을 돕기도 했고, 영재학술원에서 영재아이들을 가르쳤고, 해외자원봉사를 통해 제 3국의 아이들도 만나보았다. 이처럼 여러 상황 속에 속한 아이들을 만나오면서 아이들의 발달과 성격과 특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던 때가 있었다.

 

결혼 전 시어머니가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하기를 "유치원 교사라 애기 잘 키우겠지요!!"하며 자랑스러워하시던 것이 무색하게도, 나는 교사가 아닌 엄마로 내 아이들과 조우하면서 자부심은 커녕 하루하루 좌절감으로 멘탈이 붕괴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거기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들은 세가지 말이 핵심이었다.

 

첫번째는 시어머니의 "너는 왜 니 아이를 잘 모르니!"였다. 시댁에서 8개월이 조금 넘어가는 토토로네 첫째딸의 이유식을 먹이는데, 그날따라 고개를 저으며 잘 먹으려하지 않았다. 그래서 배가 덜 고픈가보다 하고 숟가락을 놓으려는데, 옆에 계시던 시어머니가 보시더니 "분명 배가 고플텐데 왜 안 먹지?"하시며 다시 숟가락을 들고 먹이시는데, 까꿍~하며 토토로네 딸의 시선을 빼앗으시더니 이유식을 입에 쏘옥 넣는게 아닌가! 그리고  "칙칙폭폭 칙칙폭폭 밥기차가 입에 들어갑니다~" 라며 이유식 숟가락을 이리저리 흔들면서 아이의 입에 또 쏙~ 한그릇을 다 먹이시는 것이었다. 시어머니의 이유식 먹이기 노하우를 전수받긴 했지만, 아이 다루기에 무지한 엄마로 전락하는 한 순간이었다.

 

두번째는 남편의 "유치원 교사였던 사람이 애들한테 소리지르네!"였다. 유치원 교사라면 언제나 상냥하고 다정다감한 이미지가 있어서인지, 남편은 결혼하고 울그락 불그락한 나를 보며 속았다며 혀를 차곤 했다. 하루는 연년생 딸들이 한가지 장난감을 가지고 서로 하겠다고 싸울때, 처음에는 "사이좋게 가지고 놀자!"라며 이야기했지만, 실랑이를 멈추지 않자 "장난감 엄마 줘! 계속 싸울거면 이 장난감 못가지고 논다!"라며 소리를 꽥 질렀다. 그러자 아이들이 토토로네 엄마의 고함 소리에 겁을 먹고 울먹울먹하는 게 아닌가! 아이들의 울음 소리를 듣고 달려온 남편은 나를 보며 "유치원 교사때도 아이들한테 이런거야??"라며 의아해 했다. "엄마랑 교사는 달라!!"라며 반박을 했는데, 과 선배들이 하나같이 내 자식에게는 감정조절이 안 될때가 많다던 이야기에 급공감을 표시하기에 이르른다.

 

세번째는 부모교육 시간 유치원 원장님이 내게 던진 한마디 "전공하신 분이 그러시면 안되죠"였다. 한때 토토로네 둘째의 아토피로 하루에도 몇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감정의 기복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아토피로 음식제한에 외출도 자유롭지 못한 아이가 안스럽다가도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긁어서 또 상처를 내는 아이에게 나의 속상한 감정을 마구 쏟아부었던 것이다. 그때 마침 유치원에서 실시하는 '부모마음 다스리기' 소그룹 부모교육을 신청을 하게 되었는데, 나의 이야기를 듣던 골드 미스 원장 선생님은 장황한 이론들을 설명하시면서 매우 객관적으로 나의 문제점을 짚어주셨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저도 유아교육을 전공했지만, 이론은 이론일뿐이더라구요"라고 말해버린 것이다. 다른 엄마들도 있는데, 원장 선생님이 민망하셨을 상황임에 틀림없다. 그 뒤에 듣게된 한마디였다.

 

아이를 대하는 직업인 유치원 교사와 아이를 돌보는 엄마 사이에서 나는 힘든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겉으로는 많은 이론과 지식으로 무장한채 육아에 자신있는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하루에도 몇번씩 좌절감을 경험하고 나를 채찍질하면서 내 자신에게 더 큰 마음의 부담을 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이와 즐겁게 놀아야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걸음 뒤에서 서성이며 상황을 분석하느라 아이와 마음껏 놀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완벽한 부모는 없고, 누구나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부모가 되어가고, 내 아이는 다른 아이와 비교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존재라는 것을 마음속 깊이 인정하게 되자, 육아는 좀더 수월하게 다가왔다. 아이를 키워봄으로써 '유아교육'의 영역을 교사와 부모의 입장에서 좀더 폭넓게 바로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현재 무상보육과 관련한 지방자치단체 및 부처간의 갈등과 유치원 입학 대란에 많은 생각들이 오고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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