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어느 날, 첫째는 17개월이었고 가정보육 중이었어요.
감기 몸살 때문에 너무 아파서.. 같이 놀자는 아기에게 있는대로 짜증을 냈는데
그날부터 아이는 아랫입술을 빨기 시작했습니다.
말리니 더욱 더 심해지고 뭔가 뜻대로 안 되거나 졸릴 때 더욱 더 열심히 쪽쪽 빨아댔어요.
자면서도 어찌나 쪽쪽대며 맛있게 먹으며 자는지...
걱정스런 마음에 주위에 조언도 구해보고 검색도 열심히 해보았는데 다들 큰일이 난거라 했습니다.
손가락보다 더 끊기 힘들다, 뻐드렁니가 될거다,
초장에 잡아줘라, 입술에 수시로 식초를 발라줘봐라 등등...
초보 엄마이니 더욱 더 불안하고 갈대처럼 흔들렸습니다.
그날 나의 심한 짜증이 아이를 저렇게 만들었다고 죄책감에 괴롭기도 했구요.
이런 조언, 저런 조언 닥치는 대로 따라해봤지요.
결과는 모두 실패였습니다. 제가 그 습관에 관심을 가질수록 더 집착을 하더라구요.
아이는 종일 입술을 물고 있느라 말도 적게 했어요.
특별히 급한 얘기 아니면 말하는 것보다 입술 빨고 있는 게 더 좋았나봐요.
일단 후퇴하여 모른 척 하고 지냈지만
이 습관이 1년 정도 지속되니 얼마나 고민과 걱정을 했는지 몰라요.
그러다가 검색 중에 이 기사를 봤어요.
http://babytree.hani.co.kr/22944
이 기사를 읽고 마음의 짐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답니다.
죄책감 가질 것 없이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그저 더 많이 안아줄 것,
그리고 6세 전에는 치열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이 기사를 읽으며 그간 마음 졸였던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핑 돌았어요.
이 이후로 저는 정말 걱정을 완전히 내려놓고
편안한 척이 아니라 정말 편안하게 입술 빨고 있는 아이를 대했고요.
그 뒤로도 한참 더 입술을 쪽쪽 빨다가
세 돌 즈음해서 아이는 더 이상 입술을 빨지 않게 되었어요.
2년 가까이 열심히 쪽쪽 빨았지만 7살인 지금 이는 가지런하고 성격도 밝고요 ^^
둘째도 첫째와 비슷한 시기에 입술을 맛있게 빨아먹었는데
모른 척 하고 지냈더니 금세 사그라들었답니다.
저 기사를 일찍 접했더라면 첫째도 잠깐 그러다가 말았을텐데
저 때문에 습관이 장기화되고 말린답시고 상처주고
사랑만 해도 모자란 시간에 쓸 데 없는 곳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쏟은 것 같아요.
정말 도움 많이 받은 참 고마운 기사인데 다시 보니 양선아 기자님 기사라
새삼스럽게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글까지 새로 써보았어요~
비슷한 고민하시는.. 어린 아기 키우시는 분들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