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쌀밥에 검은콩으로 하트를 그려넣어 주던 내 엄마처럼
나도 작고 앙증맞은 네 도시락에 솜씨 발휘할 날만을 기다렸지
드디어 다가온 그 날
도시락에 동물그림을 그리는 엄마들도 있다던데
그 경지는 아니어도 김밥 하난 자신있지
암, 소풍엔 역시 김밥이고 말고
푸르고 울긋불긋한 재료들을 냉장고에 담아두고 흐뭇하게 바라보았지
"김밥 싫어! 흰밥에 고기에 김치!"
이 일을 어쩐다!
예상치 못한 주문에 잠시 갈팡질팡 했다만
그래, 매일 먹는 밥에 고기에 김치면 어떠랴 네가 좋은게 좋은거지
콩도 검은 쌀도, 버섯이랑 당근이랑 양파도, 하얗고 검은 통깨도 다 빼고
흰쌀밥에 고기에 씻은 깍두기랑 작은 토마토를 담고 미소를 지었지
내가 좋아하는 것보다
네가 좋아하는 걸 해주는 일
나는 이제야 사랑을 알아가네
* [엄마와글쓰기]와 난엄마다님의 시쓰기에 동참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