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그냥 좋아서 뭣 모르고 했지요.

첫 데이트에서 10만원 이하의 데이트 비용을 쓰는 남자와는 두 번 다시 만나지 않고,

장남인 건 참아도 집 없는 데 결혼하자고 하는 남자는 못 참는다는 친구들의 만류 속에서도

저는 굳세게 남편과의 결혼을 감행했거든요.

그런데 임신을 하고 보니 제가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대략 감이 오더군요.

임신을 하고서도 수업을 하고, 강의를 들으러 다니는 저를 주변 사람들이 너무 안쓰럽게 보더라고요.

처음엔 말도 안 된다고 했는데, 임신이라는 이상한 호르몬 변화 속에서 어느 날은 저도 제가 너무 안쓰러운 거예요. 서방 잘 만났으면 임신축하금으로 시부모님께 돈 백 챙기면서 남편에게 명품백이나 받으며 직구 뭐 할까나 고민할 텐데 하면서 말이죠. 남편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남편이 펄펄 뛰면서 당장 그만 두라고 하더군요. 너 하나 못 먹여 살리겠냐면서. 하지만 저는 생각했습니다. 서방과 나는 먹고 살수 있지만 우리 신이 잘 못 먹여 살릴 것 같아 안 되겠다라고요.

그래서 그냥 다녔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벌어서 살림에 보태겠다며. 그래서 또 몇 시간씩 서서 수업하고, 또 몇 시간씩 간식 하나 없이 버텨가며 수업 들은 이기적인 엄마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기 낳고 백일 쯤 지나면서 행여 내 자리 없어질세라 학교에 복귀했습니다.

처음엔 일주일에 하루였던 외출이 세 번으로 늘어나고 시간도 많이 늘어났지요.

 

이젠 그것도 모자라 7개월 젖 먹는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준비 중입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려고 보니 당장 젖을 끊는 일부터 걱정입니다. 처음엔 이미 분유와 젖병에 익숙한 아기를 상대로 모유수유를 고집해 아이를 그렇게 울렸는데, 이젠 또 반대로 끓느라고 울려야 할 겁니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해주고 싶은 건 많고 희생정신이 없어서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는 엄마는 오늘도 고민합니다. 그런데 왜 결론은 아이가 편하지 않은 방향으로 가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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