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리는 둘째…질투하는 첫째사랑을

동생 괴롭힌다고 ‘윽박’은 금물…‘부모 독차지’ 시간 30분은 줘야

첫째 아이 아기 때 사랑받는 모습 비디오로 찍어뒀다 보여줘도 좋아





4d06dd257713f88bddb0effaaf0b3299. » “내놔, 내 거야.” 매달리는 둘째…질투하는 첫째 사랑을 나누는 ‘엄마의 기술’.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 “엄마, 나 사랑해?” “동생이 좋아, 내가 좋아?”

종원(8)이는 동생 지원(3)이가 태어난 뒤 수시로 엄마에게 묻는다. 종원이는 엄마 고현미(39)씨가 동생과 함께 자는 걸 싫어한다. 동생이 태어난 직후부터 갑자기 눈 깜빡임 증세가 나타났고, 엄마가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동생을 몰래 손바닥으로 밀어버린다. 어린 지원이는 울고, 고씨는 화가 난다. 고씨는 그럴 때마다 종원이에게 “아기한테 그러면 어떡해~” 하고 소리치며 야단을 친다.



 # 5살 수아는 엄마가 동생 아란(2)이를 안고 계단을 올라가면 갑자기 다리가 아픈 척한다. 아란이가 아닌 자신을 안고 가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엄마 대신 아빠라도 좋다. 말을 또박또박 잘하던 수아는 최근 난데없이 혀 짧은 소리를 하며 아기 같은 말투로 바뀌었다. 동생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내 거야”라고 뺏기도 하고, 동생 볼을 꼬집기도 한다.






 질투감 휩싸이는 첫째 아이






 위 두 사례는 둘째 아이가 태어났을 때 첫째 아이가 흔히 보이는 현상이다.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한 첫째의 몸부림은 처절하기만 하다. 아빠·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첫째 아이에게 동생의 등장은 위기의 시작이다. 자신하고만 눈 맞추던 부모가 누군가 낯선 아이에게 사랑의 눈길을 주고, 나하고만 뽀뽀를 하고 스킨십을 하고 놀아주던 부모가 다른 아이에게 똑같은 행동을 한다. 하정훈 하정훈소아과 원장은 “첫째 아이에게 둘째의 등장은 마치 남편이 난데없이 애인을 데리고 와 자기 앞에서 애정 행각을 벌이는데 이것을 지켜보고 있는 아내의 심정과 비슷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큰아이는 작은아이의 등장으로 충격과 상실감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동생을 본 아이들은 옷에 오줌을 싸는 등 퇴행 현상을 보이기도 하고, 동생을 때리거나 꼬집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 부모가 동생을 못 돌보게 방해하기도 하고, 젖을 빨려고 하거나 젖병을 다시 찾는 등 아기와 같은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반쪽 부모’ 되지 말라



 둘째가 태어나면 아무래도 부모는 나이 어린 둘째에게 사랑과 관심을 더 쏟을 수밖에 없다. 특히 손아래 아이가 신체적·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부모는 첫째에게 항상 동생을 잘 돌보고 듬직하게 행동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둘째가 태어나면 더욱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첫째 아이다. 조선미 아주대 정신과학교실 교수는 “아이 입장에서 동생이 태어났다고 해서 환경이 많이 바뀌었다고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둘째를 낳기 전부터 첫째에게 동생의 존재에 대해 미리 알려주도록 해야 한다. 첫 만남의 충격을 줄여야 이후 첫째와 둘째의 관계가 제대로 정립될 수 있다. 출산하러 갈 때, 산후조리할 때, 조리 뒤 동생을 데려올 때 미리 첫째에게 동생의 존재를 알려주도록 한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 상점에 가서 자신의 장난감을 산 뒤 “동생은 어떤 것을 골라줄까?” 하고 물으며 동생의 물건을 큰아이가 직접 골라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c7c12efe2ecebfd3dc2a4f6d8318061b. » 질투감 휩싸이는 첫째 아이.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둘째가 생겼다고 해서 첫째에게 ‘반쪽짜리 부모’가 되어선 곤란하다. 하루 15~30분 이상은 첫째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동생으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무슨 놀이를 할지도 첫째 아이가 결정하도록 한다.











첫째 아이가 동생에게 느꼈을 복잡한 감정에 대해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한다. 정지행 정지행한의원 원장은 “아이가 동생을 질투하고 괴롭힌다고 해서 부모가 혼을 내거나 짜증을 내고 소리를 지른다면, 오히려 그 정도가 심해지고 정신적으로 위축돼 소심한 아이로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럴 땐 큰아이의 부정적 감정을 인정해주고 아이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한다. 최솔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는 “동생의 화난 얼굴을 그리거나 호랑이처럼 으르렁거리기 등 화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아이에게 알려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만약 첫째 아이가 원한다면 아기처럼 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렇게 하면 아기처럼 구는 퇴행 행동은 감소한다. 첫째가 어렸을 때 촬영해 둔 비디오가 있다면 그것을 틀어준 뒤 눈으로 직접 보게 하면서 자신도 동생처럼 똑같이 사랑을 받아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좋다.

 폭력은 절대 용납 말아야



 첫째 아이를 배려한다고 둘째 아이를 때리거나 괴롭히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이 점에서는 원칙을 갖고 ’동생을 때리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아이에게 줄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동생에게 폭력을 휘두른다면, 말과 몸 신호를 통해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그러나 많은 엄마들은 아이에게 단호한 태도를 취해 아이를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얘기한다. 큰아이의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서 결국 한 대 쥐어박는다. 하정훈 원장은 “엄마가 단호한 태도를 취했을 때 아이가 이에 반응하는 것은 절제하는 법을 배웠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절제와 버릇 길들이기는 생후 8개월 때부터 이미 시작해야 추후 동생이 태어났을 때 아이가 동생도 잘 받아들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따라서 생후 8개월부터는 아이 버릇 길들이기에 주의를 기울이자. 버릇 길들이기란 절제하는 법과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뜨거운 것 만지기, 위험한 행동은 안 된다는 것을 이때부터 단호한 태도를 통해 알려주고, 이를 반복해서 아이에게 인지시켜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버릇 길들이기가 쉽지 않다.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싸울 때 부모가 마냥 둘째 편이 되어선 안 된다. 부모는 둘째를 과잉보호하기 쉬운데, 자칫 버릇없는 아이로 클 수 있다. 작은 아이 역시 생후 8개월부터 버릇 길들이기를 시작해야 하고, 어리더라도 자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부모는 큰아이와 둘째 아이에서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부모의 역할 중요



 형제자매 관계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특별한 관계다. 아이의 첫 사회적 관계가 되고 가족 이외의 사람과의 상호작용의 기본 바탕이 된다. 형제자매는 처음엔 놀이 친구이고 자라면서 선생님, 친구, 동료, 보호자, 적, 경쟁자, 이상형 등 다양한 몫을 수행한다. 형제간의 긍정적인 감정은 공감능력, 수용 능력, 성숙감, 책임감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부모가 형제간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편애를 하거나 중심을 잘 잡지 못하면 자칫 아이들에게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부모로부터의 애정 결핍은 물론 책임에 대한 과도한 부담감, 불안, 감정 억압, 반항과 학교 부적응, 우울증 등 심리 문제가 그것이다. 따라서 부모는 각각의 아이를 개별적으로 충분히 인정해주고, 아이들 각자가 자신이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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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부당’ 육아의 원칙

놀이할 땐 ‘순서’ 미리 정하고 폭력성 보일 땐 부모가 개입을






형제자매가 사이좋게 지내는 것은 모든 부모의 바람이다. 돈독한 형제자매로 키울 수 있는 육아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최솔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① 각자의 특성을 인정하라. ‘너는 첫째이므로’ 또는 ‘너는 둘째이므로’ 어떠해야 한다고 강요하지 마라. 각자에게 개별적인 시간을 내어 부모의 특별한 관심을 받는다는 느낌을 줘라.

② 한 아이를 편애하지 마라. 서로에 대한 질투심을 더 키운다.

③ 형제간 신체적 또는 언어적 폭력이 오간다면 부모가 개입해야 한다. “그만해” 등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전문가와 상의하라. 긍정적 행동을 보이거나 양보 또는 배려를 하면 칭찬이나 보상을 해준다. 뭘 할 때는 누가 먼저 할 것인지 순서를 미리 정해놓는다.

④ 부모가 신이 아닌 이상 완전히 공평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가 불공평하게 느낀 게 있었다면, 그 감정을 무시하지 말고 공감해줘라.






글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사진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 도움말: 하정훈(하정훈소아과 원장) 최솔(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과 교수) 조선미(아주대 정신과학교실 교수) 정지행(정지행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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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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