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나는 눈을 금방 다시 감아 버렸어.
그러고는 왕왕 울었지.
그때 누군가가 나를 번쩍 들어 올리더니 부드럽고 따뜻하게 품어 주었단다.
나는 다시 눈을 떠 보았어.
세상에서 가장 아늑한 빛이 보였지.
바로 우리 엄마 눈이었어.
처음으로 뽀뽀를 받았을 때, 난 그게 뭔지 몰랐지만 기분이 좋았어.
엄마는 나를 품에 꼭 안고 뽀뽀를 해주었고,
아빠는 나에게 몸을 숙여 뽀뽀를 해주었지.
난 뽀뽀가 참 좋아서 오래오래 계속되기를 바랐어. 난 운이 참 좋았지.
뽀뽀는 정말로 오래오래 계속됐거든.
처음으로 물에 들어갔을 때,
나는 소리를 빽 지르고 팔다리를 사방으로 버둥대며 울었어.
그러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나를 보고 웃었어.
나는 이유도 모른 채 물속에 몸을 담가야 했지.
내가 물고기같이 엄마 배 속에 있었던 때처럼 말이야.
처음으로 걸음마를 했을 때,
자꾸자꾸 넘어졌지만 난 그때마다 다시 일어나 걸었어.
그렇게 걸음마를 배웠지.
처음으로 거울을 보았을 때, 거울 속 아이는 날 보고 웃고 있었어.
처음으로 네가 내 배 속에서 움직였을 때,
나는 눈을 감고 바다소리를 들었단다.
처음으로 부모님께 할아버지 할머니가 된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을 때,
두 분은 이십 년이나 젊어진것 같았지.
처음으로 너를 만난 날, 엄마는 알게 되었지.
네가 태어났을 때, 엄마도 다시 태어났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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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태어난 날 엄마도 다시 태어났단다" 라는
따뜻한 책의 이야기 몇 부분을 올려봤어요.
뱅상 퀴벨리에 글, 샤를 뒤테르트르 그림/비룡소
처음으로 라는 글귀가 참 마음에 드네요.
아이가 태어나 엄마가 되기까지
지나왔던 시간속에 수많은 경험들이 있죠.
그런 아이가 엄마가 되어 아이를 낳고
그 아이는 다시 엄마가 되고..
처음으로 느끼는 아이의 마음과 엄마의 마음이 교감하듯
"그땐 그랬지"
웃음짓고, 눈물나고, 설레임과 두려움이 함께하며
감동을 주었던 순간 순간의 처음을 기억해봐요..
가끔은 망각의 동물이라는것도 감사하지만
처음을 잊어버리면 지금의 행복도 때론 버겁게 느껴지죠.
엄마가 되기 두렵나요?
엄마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나요?
엄마의 자리가 너무 힘든가요?
한번쯤 처음을 기억해봐요..
모두에게 추천해드리고픈 책이랍니다.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이 만만치 않듯이
아이도 엄마와 같은 스트레스를 함께 이겨내고 있을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