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방해하는 ‘내부의 적’을 제거하라

조회수 22127 추천수 0 2010.04.24 13:27:11

요가 수련하는 엄마 머리 잡고 노는 아이, 놀려대는 남편에 굴하지 않기 정말 힘드네



요가를 처음 하는 건 아니다. 4~5년 전, 여자라면 너도나도 요가를 하는 분위기 속에서 나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새벽바람을 맞으며 마치 구도자가 된 듯 제법 정결한 마음을 안고 요가 학원을 찾았다. 시작한 지 두 달쯤 지났을까. 허리를 다쳤다. 요가 선생님이 “유연성도 좋고 수양하려는 의욕도 좋으니, 요가 지도자를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지만 않았어도, 그렇게 무리하지 않았을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만든다지만, 요가 선생님의 칭찬은 내 허리에 독이 되고 말았다.



허리를 다친 뒤 치료를 받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 그 뒤론 요가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건강 디브이디 한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다시 요가의 세계에 들어섰다. 수많은 요가 디브이디 중 내가 선택한 것은 <나디아의 현대요가백서>다. 교보문고 집계 결과, 올해 건강 디브이디 가운데 1위를 기록했고, 나디아(본명 이승아)는 옥주현 등 유명 연예인들의 요가 선생이라는 점이 솔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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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브이디는 초보자도 따라 할 수 있는 베이직 요가와 호흡과 자세가 물 흐르듯 연결되는 빈야사 요가, 강한 힘과 기술이 요구되는 파워 요가, 몸의 긴장을 풀어주는 휴식 요가 등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한 달 동안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디브이디를 틀어놓고 열심히 따라 했지만, 본 운동인 빈야사 요가와 파워 요가는 여전히 따라 하기 힘들다. 솔직히 말하면, 빈야사 요가와 파워 요가는 운동 제대로 해보겠다고 작심한 날 아니면 살짝 건너뛰고 주로 20~30분 정도 투자해 베이직 요가와 휴식 요가만 했다. 요가 디브이디의 또다른 대표 강자 원정혜 박사의 <힐링 요가>도 해보았는데 <나디아의 현대요가백서>보다는 한결 따라 하기 쉬웠다. 이 디브이디는 허리 통증, 변비, 어깨 결림 등 신체 증상별로 그에 맞는 요가를 소개해주는데, 따라 하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하루에 20~30분의 운동이지만 효과는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니었다. 항상 컴퓨터 앞에서 작업을 해서 목과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 통증이 있었는데 많이 나아졌다. 또 요가를 하고 자는 날은 하지 않은 날보다 깊이 잠들 수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깊은 복식호흡을 할 때 스트레스가 싹 풀린 점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한 달 전부터 수영을 시작했는데, 수영과 요가를 병행해서 한 달 동안 몸무게도 1~2㎏가량 줄었다.



운동을 할 때 방해 요인 제거(?)가 가장 힘들었다. 요가는 심신을 수련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조용한 환경에서 몸과 마음에 집중을 해야 한다. 그런데 수련 첫날부터 운동 여건을 만들기 어려웠다. ‘엄마 진 빼고 잠들기’가 취미인 20개월 된 딸은 머리를 숙이고 있는 내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며 장난을 친다. 한창 운동에 집중할 때는 디브이디 정지 버튼을 눌러 흐름을 뚝 끊어놓았다.



술자리와 티브이 프로그램도 큰 적이었다. 음주가무를 즐기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밤 12시를 훌쩍 넘었다. <선덕여왕>을 본 뒤 바로 운동에 들어가지 않으면 계속 티브이 삼매경에 빠져 잠들 시간이 돼버렸다. 디브이디로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무엇보다 어떤 유혹에도 굴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가 필요하다.



늘씬하고 완벽한 동작을 보여주는 티브이 화면 속 여자와 통통하고 잘 안 되는 동작을 낑낑대며 따라 하는 부인을 자꾸 비교해대는 관객인 남편도 부담 요인이었다. 화면을 보면서 시종일관 “와! 어떻게 저렇게 되냐?” 감탄사를 쏟아내며, 자꾸 “제대로 좀 해봐, 다리를 더 올려야지…” 하고 핀잔을 준다.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주는 요가. 초보자라면 전문 요가 학원에 가 요가 철학과 전체적인 요가 동작의 중요한 포인트를 배운 뒤 보조적 수단으로 디브이디를 활용할 만하다. 중급자나 요가 고수는 디브이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굳이 바쁜 시간 쪼개 학원에 갈 필요가 없을 듯하다. 단, 아이 있는 주부가 제대로 운동을 하려면 아이와 남편을 빨리 재우는 기술을 터득해야 한다. 술과 티브이를 멀리하고 화면 속 강사를 지도자라 생각하며 날마다 만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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