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 교수팀 조사
흡연자의 경우 폐기능이 아직 망가지지 않았을 때에도 폐기종과 같은 폐질환에 걸렸을 가능성이 비흡연자에 견줘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종은 허파꽈리와 이곳에 공기가 통하게 하는 작은 세기관지가 늘어나 폐 조직이 탄력이 없어진 고무풍선처럼 늘어져 제 기능을 못하게 된 상태를 말한다.
서울성모병원 김영균 호흡기내과ㆍ심윤수 건강증진의학과 교수팀은 2008년 10월~2009년 6월 평생건강증진센터에서 폐기능검사와 시티촬영(CTㆍ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받은 27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폐기능이 정상 범위인 흡연자 191명의 25.6%(49명)에서 폐기종을 발견했다. 반면 비흡연자에서는 전체 83명 가운데 2.4%(2명)에서 폐기종이 발견돼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폐기종 비율이 10배 이상 많았다. 흡연이 폐기능을 망가뜨리기 전에도 이미 폐 조직을 손상시키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또 흡연과 폐기종에 따른 폐기능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2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폐 기능 검사 수치에서는 검사 결과를 통해 1년 동안의 감소율을 예측한 결과 폐기종이 있는 흡연군은 4.4%, 폐기종이 있는 금연군은 4.2%로, 폐기종이 없는 흡연군은 1.1%로 나타났다. 즉 폐기종이 있는 흡연자는 금연한 뒤에도 폐기종이 없는 흡연자보다 폐기능이 떨어질 것으로 나온 것이다. 김 교수는 “흡연으로 한번 파괴된 폐는 다시 건강해지기 어렵다는 것이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것”이라며 “폐기능의 악화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금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에서 발간하는 학회지에 지난해 하반기에 실렸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himtra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