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입에서 "아빠가 좋아!" 라는 말이 나오길 얼마나 기다렸던가!

요즘 우리 우주는 자기 아빠에게 푹~ 빠져버렸다.

"엄마가 해줘~!!!"를 단호하게 외치던 얄밉던 딸이, 이제 아빠가 먼저 출근하면 아빠와 같이 가고 싶다고 대성통곡하며 눈물을 울린다. 얼마전에는 딸아이가 밤에 자다 기저귀에서 소변이 샜는데, 나는 깨지 않고 남편이 기저귀도 갈고 젖은 요와 이불도 빨래통에 가져다 둔 것이다. 정말 마음속에서 크게 '만세'를 외쳤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공동육아를 하는구나 하는 안도감 들었다. 남편과 딸은 둘다 자기 주장이 강하여, 서로 잘 싸웠는데(네살과 싸우는 서른여덟이란!) 작년 여름과 가을까지 얼마나 많이 싸웠는지, 아이는 매일 아빠가 싫다는 말을 염불 외우듯이 내게 되뇌이었고, 여름에는 거실에서 아빠와 잠자는 것도 거부하여, 방에서 나와 자면서 한두시간의 부채질과 등긁기의 노역을 내게 강요하였다.

 

사이가 좋아진 계기는 아빠와의 둘만의 여행이다. 지난봄에 산 자전거 수레로 아빠와 둘이 다니는 시간이 늘었는데, 여름에만 해도 아빠와 밖에서 잘 놀고와서는 "아빠가 싫어!" 하면서 우리 모두 힘을 빼놓았는데, 아빠와 기차여행, 시장여행 등을 하면서 아빠의 과자, 초콜렛, 선물공세의 유혹에 넘어간 것이다. 사이가 나쁠때는 어떻게 해도 안되더니, 사이가 좋아지니까 또 가속도가 생겨 자석처럼 찰싹 붙어버린다. 인간관계의 깊이는 같이한 시간과 관심에 비례한다는 것을 느낀다. 둘만의 이야기가 생기니 남편은 '우주가 뭐라고 하는거야?' 하며 묻는 횟수가 줄고, 자신만이 이해한 맥락을 내게 얘기해주며 굉장히 뿌듯해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더니, 이제는 자기가 알아서 겨울왕국 종이인형 만들기를 프린트해서 아이와 만들기도 한다. 이제 나는 가끔 아빠와 노는 아이를 두고 먼저 꿈나라로 가기도 한다.

 

재래시장에 가면 상인들이 '엄마는 어디있니?' 하면, '집에서 쉬어요.'라고 아이가 대답한다고 한다. 내 비록 주말에도 출근하는 어둠의 시간을 보냈지만, 엄마는 쉬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아빠와의 시간을 즐기게 된 우주와 우주아빠를 흐뭇하게 지켜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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