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음식디미방'에 나온 가지찜

요리 조회수 12427 추천수 0 2010.07.20 17:34:00

낡은 책장을 정리하다가 오래전 감춰두었던 만원짜리 몇 장을 발견하면 마치 복권에 당첨된 듯 기쁜 마음이 든다. 조선시대에 쓰인 <음식디미방>(1672년)을 펼쳐볼 때의 느낌도 그런 것과 비슷하다.

 

<음식디미방>은 경북 영양에서 살았던 장계향(1598~1680)이 쓴 최초의 한글 조리서이다. 총 146가지 조리법이 등장하는데, 최근 건강요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많은 요리연구가들이 다시 이 책을 찾고 있다. 조상들의 밥상에 올라갔던 전통 건강요리들과 그 요리들의 조리법이 자세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음식은 중요한 손님이 왔을 때나 집안의 큰 행사, 보양을 위해 만들었던 음식을 빼고는 대부분 저칼로리 건강식이다.

 

살짝 살펴보자. 간은 된장이나 간장으로만 하고 대부분 찌는 방법을 사용했다. 국수는 밀가루가 아니라 메밀가루와 녹두가루로 만들었다. 마늘보다는 생강을 많이 사용했다. 생강은 살균효과가 탁월하고 칼로리가 매우 적다. 조리법도 과학적이다. 다식은 기왓장 두 장과 모래를 이용해서 만드는데 마치 오늘날 오븐과 비슷하다.

 

책 중간에 ‘가지찜’이 있다. 가지는 지금이 한창 제철이다. 칼로리가 낮고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 가지의 색은 안토시안계의 나스닌(nasnin, 자주색)과 히아신(hyacin, 적갈색)이 주성분이다. 이 색소는 혈관 속의 노폐물을 잘 배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짙은 색 때문에 ‘블랙 푸드’로 분류된다.  검은색을 띄는 식재료의 장점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노화방지에 효과적이고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90%가 수분이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예부터 가지는 독특한 생김새 때문에 아들 낳는 꿈의 단골 소재였다. 정월에 가지 꿈을 꾸면 출세한다고도 믿었다. 가지는 조리를 하지 않고 구워 먹기만 해도 맛있다. 서양에서는 구운 가지를 꿀에 살짝 찍어서 먹는 요리도 있다. 장계향의 300년 전 요리법을 따라 건강한 가지요리를 만들어 보자.

 

 글·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음식디미방> 가지찜



c514bd92ba6e7b396bbe6dad29cc9937.재료



가지 4개, 된장 2큰술, 참기름 1큰술, 파 1개, 밀가루 약간, 후추, 전초 약간

 

만드는 법

1. 가지는 꼭지를 잘라내지 않고 네 쪽으로 쪼개서 물에 담가 매운맛을 없앤다.

2. 된장을 망에 걸러낸 후 참기름, 밀가루, 다진 파를 넣어 섞는다. 후추, 전초를 넣는다.

3. 사발에 담아 솥에 넣고 중탕한다.

4.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찐다. 오이도 이렇게 찐다.

 

박미향 기자

참고자료=<음식디미방>(영양군 펴냄), <다시 보고 배우는 음식디미방>(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3107 [직장맘] [베이비트리가 콕콕 짚어줘요] ⑥ 직장맘,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4-04-30 12508
3106 잇몸병 놔뒀다가 당뇨병 키울수도 imagefile babytree 2010-04-27 12465
3105 [자유글] 신생아에겐 직사광선은 `독' imagefile 양선아 2010-05-27 12443
3104 내손 꼭 잡은 자기, 손은 씻었지? imagefile babytree 2011-01-18 12436
» [요리] 조선시대 '음식디미방'에 나온 가지찜 imagefile babytree 2010-07-20 12427
3102 [다이어트 54화] 50여일 동안의 살의 추억 imagefile 김미영 2010-08-01 12414
3101 [다이어트 53화] 다이어트 번개, 비법 수다 imagefile 김미영 2010-07-30 12399
3100 [책읽는부모] ♡ 황쌤의 책놀이 -어서 빨간모자를 구출하자! ♡ imagefile 황쌤의 책놀이 2014-04-23 12382
3099 [자유글] ‘보들보들’ 우리아기 지켜라 imagefile babytree 2010-07-02 12364
3098 [다이어트 46화] 4개월만에 그렇게? imagefile 김미영 2010-07-20 12362
3097 나를 알고 조율하는 ‘분노의 기술’ imagefile babytree 2010-04-15 12327
3096 죽지않은 신종플루, 가을되니 또 오네요 imagefile babytree 2010-10-05 12311
3095 [살림] 김은형 기자의 변액보험 운영기 [1] 베이비트리 2011-12-07 12305
3094 [자유글] 영유아 예방접종 지원예산 ‘싹둑’ imagefile babytree 2010-10-08 12297
3093 [요리] 만두의 탈을 쓴 라비올리? 라비올리의 탈을 쓴 만두? imagefile souffle 2010-07-21 12248
3092 매운 한파에 머리는 지끈, 무릎은 시큰? imagefile babytree 2011-01-11 12227
3091 [자유글] 밥상머리 자녀 교육, 매우 중요하다 imagefile 김미영 2010-04-20 12213
3090 [건강] [베이비트리가 콕콕 짚어줘요] ③ 동생이 생겼어요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3-01-11 12205
3089 가렵고 땅기고…목마른 널 위해 준비한 팩들! imagefile babytree 2010-11-02 12205
3088 [가족] 아빠의 사랑을 받아줘 imagefile 베이비트리 2012-04-16 1219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