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부터 저는 머리를 잘 묶지 못했어요. 제 머리도 잘 못 묶었는데, 딸이 생기면서 딸 머리 모양을 어떻게 해줄까 하는 것도 고민이더군요. 딸은 어느 순간부터 머리를 길러 예쁘게 묶고 싶어했어요. 특히 어린이집에서 삐삐 머리를 한 친구를 본 이후부터는 계속 머리를 길러 삐삐 머리를 하고 싶다고 했지요. 그래서 짧은 머리였던 민지는 머리를 길러 양 갈래로 묶거나 예쁘게 머리띠를 하거나 그러는데요. 항상 제가 하면 삐뚤빼뚤하고, 균형이 안 맞거나, 너무 헐렁헐렁하거나 그런답니다. 바쁜 아침 시간에 머리가 잘 안 묶이면 정말 딸 아이 머리카락을 확 잘라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답니다. 하하.
그에 반해 저희 민지 민규 봐주시는 이모님께서는 딸 둘을 키우셔서 그런지 머리 묶는 솜씨가 장난 아닙니다. 물뿌리개로 머리를 잘 빗어 정확하게 균형을 맞춰 단단하게 묶는데요. 이모가 머리 묶어 밖에 나가면 다른 엄마들이 "와~~~~ 누가 머리를 이렇게 이쁘게 묶어줬어?"라고 하며 감탄사를 연발한답니다. 지난 주말 저희 이모가 그동안 감추고 감추었던 숨은 실력을 발휘해 민지 머리를 이쁘게 땋아주셨는데요. 장장 30분이나 걸렸답니다. 한번 보시겠어요?
앞은 이런 모습이고요.
뒤는 이런 모습이예요.
머리를 잘게 묶어서 그것을 마치 모자처럼 묶어 뒤로 묶어줬어요. 정말 이쁘죠?
이날 딸은 이 머리 모양이 너무 맘에 드는지 계속 이 머리 모양을 유지했답니다.
머리 묶기 실력이 꽝인 저도 딸 머리를 1년 넘게 묶어주며 이 모양 저 모양 시도해봤더니 나름 실력이 많이 늘었어요. 딸 키우는 엄마, 정말 잘 해야 하는 것도 참 많습니다. 그렇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