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5년에 경상북도 청송에서 농사짓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영덕 농업실수학교를 마친 뒤 공무원으로 일하다가, '교사들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아 보여'서 공무원을 그만두고 교원시험을 보았다. 1944년에 경북 청송 부동초등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사로 아이들을 만났다. 1986년 독재정권의 강압에 못 이겨 그만 학교를 떠나야 할 때까지 마흔세 해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그동안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어린이문학협의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들을 꾸렸고, '어린이도서연구회'를 여는 싹을 틔웠다. 어린이를 지키고 살리는,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운동을 실천하면서, 우리나라 어린이 문학의 바른 길을 열고,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꾸고 살리는 길을 개척하였다. 교육자, 어린이문학가, 수필가, 언어학자, 교육운동가, 한글운동가, 어린이문화운동가로 불려왔고, 2003년 무너미 고든박골에서 세상을 떠난 후 '이 시대의 참교사'로 불리기 시작했다. 한국아동문학상과 단재상을 받았다.
위 프로필은 이오덕 선생님의 것이다. 프로필에 나온 사진을 보면 금방이라도 ‘푸하하’ 웃으실 것 같다. [함께 책 읽기 프로젝트]에 이오덕 선생님의 책을 함께 읽어보자고 제안하면서 검색하여 읽게 된 프로필, 아. 이럴 수가! 경북 청송이라니. 부동초등학교에 이렇게 훌륭한 분이 교사로 계셨다니 내겐 충격이었다. 이런 분을 이제까지 몰랐다는 게 부끄럽지만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된 사실만으로도 '슈퍼울트라초특급자이언트‘-이런 따라 하기도 쉽지 않군-라고 막 부르짖고 싶을 만큼의 감동이 밀려왔다. 이제야 알았다. 내가 태어난 곳, 내 고향에도 훌륭한 분이 계셨으면 하고 그 동안 간절히 바라며 찾고 있었다는 것을. 크게 ’나‘라는 사람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한국의 역사, 한국에 유명한 분이 누구인지,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 같이 ’나‘에서 ’국가‘로 확장되는 그 둘 사이의 관계만 보였는데 아니었구나. ’나‘와 내가 태어난 곳 ’청송‘의 관계도 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사실 어디를 가더라도 ’청송‘이라는 간판이나 글씨를 보면 더 눈에 들어왔었지. 그러나 ’청송‘에도 자랑할 만한 분이 계셨으면 하고 간절히 찾고 있는지는 몰랐다. 막상 이렇게 경북 청송, 내가 태어난 곳 -지금도 그 곳에 어머니가 계신다.-에 이렇게 훌륭한 분이 계셨다니 이 또한 인연인가 싶었다. 아, 오죽하면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을까.
경북 청송에 주왕산국립공원이 있다. 봄에는 수달래가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답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유명한 주산지는 고향집에서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있다. 아름다운 산수를 자랑하는 곳이다. 그런데 20년 전만해도 내 기억엔 이곳이 많이 알려지지 않았었다. 오지 중에 오지다. 고등학교를 포항에서 유학했었는데 1학년 학기 초에 한 친구가 ”청송에 교도소가 유명하다며“라는 거다. 그것도 친구들과 함께 우르르 이동하는 중에. 순간 당황했었다. 청송에 교도소가 있다? 진보교도소라 불렀는데 진보면이 청송에 있으니 그렇게 되는구나. 그런데 뭐야? 달리 더 유명한 게 그리도 없나 어찌 교도소가 먼저 나온단 말인가란 생각에 뭐라고 대꾸를 못했다. 주왕산이 외지에서 알아줄 정도로 유명하다는 생각도 못했다. 지금까지 내가 태어난 곳을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있던가. 거의 없다. 평이한 톤으로 늘 말했던 내고향 '청송'. 사과와 주왕산, 주산지가 뜨면서 그 셋 정도가 유명하다고 알았지 청송에서 태어난 분으로 훌륭한 분을 알지 못했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고향에 더 관심을 갖지 않았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해 배우니 나 어렸을 때보다는 확실히 교육내용이 나아졌다.
와, 이제 내 고향 청송에도 자랑하고픈 유명한 분이 있다. 원래 있었지만 몰랐던 거다. 참, 이럴 땐 내 안의 아이를 만나는 기분이다. 작년이었던가. ’여덟 살의 꿈‘이라는 시를 통해 이오덕동요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올해 독서지도사 수업을 듣고, 아이들 놀이에 관심을 가지면서 권정생 선생님 성함을 알게 되었고 그 분 검색어를 치면 함께 검색되는 이오덕 선생님 성함이 간혹 눈에 들어왔었던 게 다였다. 이제 선생님에 대해 알고 싶다. 이오덕 선생님 책을 닥치는 대로 읽을 태세다. 읽고 싶은 게 많아 얼마남지 않는 2014년이 바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