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엄마표 하브루타>는 분명 '하브루타'라 쓰여 있는데, 자꾸 '하루브타'로 읽힙니다.
처음 책을 받아 들고 들춰보니 초등학교 엄마들이 뭔가 했다는 것인데, 일단 반감이 앞섰습니다. 지인 중에 "요즘 엄마들은 왜 자신들이 학교에 다니려하는지 모르겠다"고 했었는데, 딱 그말이 떠올랐죠. 아마도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갈 기회가 거의 없는 직장맘이라서 그럴까요?
<책 읽는 부모>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읽기 시작했는데, 추천사에서 마음이 좀 풀렸습니다. 교장선생님과 딸 사랑이 엄마의 공방도 재미있었고. 바로 이어진 독서모임에 대한 견해가 저로 하여금 이 책을 계속 읽게 해 주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독서토론 모임에 참여 하지만 중간에 그만두고 맙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보다는 혼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쪽이 더 편하다고 해요. 책을 읽고 그 책을 소재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웬만한 사람에게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교실에서 '토론'보다는 '침묵'을 배웠거든요.
혼자서 책을 읽는 것도 읽지 않는 것보다는 좋습니다. 하지만 '함께하는 독서의 힘'은 강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책을 정해진 시간 안에 읽어야 하고, 책을 통해 토론하는 과정에서 나의 생각을 넓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이나 아이나, 그 좋다는 독서와 친해지는 것이 쉽지만은 않네요. p.27
조금 풀어진 마음으로 책을 읽어 갔지만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았는데 춤을 책으로 배우는 것과 같은 한계로 느껴졌습니다. 저자들도 고백하기를 '하브루타' 교육을 받기는 했어도 막상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막막했다고요.
그러다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등장하자 반갑기도 하고 개똥이랑 참 여러번 읽었던 책인데 우린 질문을 던져본 적도 없다는 생각에 한번 시도 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아직 시도해 보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이 조금 열린 기분이었습니다.
<달에 가고 싶어요>에서는 마침 "우주에서는 똥을 어떻게 눌까요?"라는 개똥이의 질문에 이 책을 주문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이런 저런 질문 거리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책이 도착하고 분주한 일상에 개똥이에게 별말 없이 그냥 두었는데, "우리 이 책 한번 읽어 볼까?"했더니 이미 읽었다는 개똥이.
. 너는 어떤 방법으로 달에 가고 싶어?
. 로켓트를 타고 갈 거예요
. 초등학생 3억 명을 줄줄이 세우면 달에 닿을 수 있대
. 아 그건 가능할 것 같지 않아요
. 왜?
. 한 명이 넘어지면 우르르 무너질 수도 있고 지구를 벗어날 때 타버릴 수도 있어요.
. 텔레포테이션! 야 이거 좋겠다.
. 정말 순간이동이 가능 했으면 좋겠어요
. 엄마도...
. 근데 그러면 사람들이 뚱뚱해질 것 같아요
. 왜?
. 움직이지 않아서요
. 그렇겠다. 근데 집에서 학교로 순간 이동이 가능하다면 지각도 안하고 좋잖아?
. 아니 별로예요, 그렇게 빨리 가고 싶진 않아요.
. 엄마 아빠는 나중에 개똥이가 우주비행사가 되었으면 했어.
. 그래요?
책을 읽고 이렇게 오래 재미있게 대화를 나눈적이 있던가? 이 즐거움이 개똥이가 꾸준히 써야하는 독서록을 쓰는데 까지는 이어지지 못했지만 이렇게 반복하면 조금 더 즐거운 책 읽기와 독서록 쓰기가 되지 않을까 희망을 품어 봅니다.
춤을 동영상이나 강습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책을 통해서 배우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 듯, 이 책 <대한민국 엄마표 하브루타>를 통해서 '하브루타'를 맛 볼 수는 있을 듯 합니다. 자꾸 '하루브타'로 읽히더라도요.
강모씨.
- 사진이 누운건 해결이 안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