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08378601_20140707.JPG » 육우

궁금증 ‘톡’

1인분 7만3000원. ㅅ씨는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에 있는 한우 집에 갔다가 메뉴판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고 한다. 한우 새우살(등심의 일부) 150g 가격은 이처럼 천정부지였다. 최상급 새우살이 아니더라도 등급에 따라 한우는 1인분에 4만3000원에서 4만8000원, 5만5000원까지 나갔다. 씹으면 입에서 사르르 녹고, 육즙이 좔좔 흐르는 한우 맛에 일단 빠지면 다른 쇠고기는 보이지 않는 법. 문제는 엄청나게 비싼 가격이다.

꿩대신 닭이라고, 이 때문에 육우 식당을 찾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육우에 대해선 아직도 “젖을 다 짜고 남은 늙다리 얼룩소”라는 인식이 많이 퍼져 있다. 지난 3월 출범한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육우란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하는 국내산 얼룩 수소’를 말한다. 암소는 젖을 짜는데 쓰이고, 수소는 오로지 고기 생산을 위해 사육된다는 것이다. 종은 대부분 홀스타인(네덜란드 산)이다. 육우계가 수입산 쇠고기와 구별하기 위해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소, 우리 육우’라고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00508378901_20140707.JPG » 한우

20개월 남짓 기른 씨앗소 
마블링 적지만 고기 연해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소를 도축하면 동그란 모양의 ‘도장’을 찍는다. 한우는 적색, 젖소는 청색, 육우는 녹색으로 표시돼 이를 통해 식별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원산지 표시 스티커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육우는 국내 농가가 한우처럼 전문적인 사육방식으로 키운다. 사육기간은 20개월 남짓으로 한우보다 짧은데, 육질이 연하고 지방이 적어 담백한 맛을 낸다고 한다. 육우계는 ‘저지방 웰빙 쇠고기’라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보통 마블링(marbling·고기를 연하게 하고 육즙을 많게 하는 지방의 분포)을 많게 하려고 30개월 이상을 키워야 하는 한우와는 대조적이다. 또한 냉장육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도축된 뒤 냉동을 거쳐 오랜 시간 뒤 소비자 상에 오르는 미국산 수입 쇠고기보다 신선하다고 한다.

국내산 쇠고기 등급은 우선 마블링이 얼마나 잘 돼있느냐(육질)에 따라 1투플러스(++), 1원플러스(+), 1, 2, 3등급으로 나뉜다. 또 먹을 수 있는 비율(육량)에 따라 A~D 등급으로 분류한다. 육우와 젖소, 한우 등급 판정은 동일하게 이뤄진다. 낙농육유협회 이상철 차장은 “같은 등급의 육우와 한우를 놓고 ‘블라인드 테스트’(눈을 가린 상태로 하는 시험)를 해봤는데, 전문가도 둘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였다”며 “육우는 한우에 비해 마블링이 떨어지지만 고기맛은 크게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육우가 값싸고 안전하기 때문에 김치와 같이 언제나 식탁에 오를 수 있다는 뜻으로 ‘식탁의 정번’(食卓の定番), 또는 국산약우(國産若牛·국내산 어린소) 등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축된 육우는 6만4123마리였던 반면, 한우는 95만9751마리였다. 한우가 90%, 육우와 젖소는 각각 6%와 4%였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7월 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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