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
최근 5년 동안 유치원비 상승률이 대학 등록금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통계청 발표를 보면, 2006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년 동안 유치원 납입금이 36.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18.0%보다 두 배 이상 뛴 셈이다. 이번 조사는 사립유치원이 대상이며 수업료, 교재비, 식비, 간식비 등이 포함돼 있다.
유치원비 상승률은 대학 등록금이나 사교육비 상승률보다도 월등히 높았다. 최근 5년 동안 국공립대와 사립대 납입금은 각각 20.7%, 19.4%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단과 및 종합 대입학원비도 각각 23.4%와 28.2%, 단과 및 종합 고입학원비는 16.8%와 21.7%가 올랐다.
이는 사립유치원 대부분이 수업료 외에 특활비, 급식 및 간식비, 교재비 등을 별도로 책정하기 때문이다. 몇몇 유치원의 경우 수업료 외에 부가되는 원비 부담이 더 큰 경우도 있다. 한 학부모는 “수업료는 24만원인데 반해 특활비, 급식 및 간식비, 영어 교재비, 종일반비 등으로 추가 납부해야 하는 금액이 30만원에 달했다”며 “매달 60만원에 가까운 돈을 유치원비로 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 관계자도 “유치원 납입금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것은 수업료뿐 아니라 최근 물가 상승으로 식비, 간식비 등이 함께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치원생 학부모인 경우 직장이나 결혼생활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수입이 넉넉지 않은데다 전세금이나 주택구입자금 등으로 지출이 많아 체감하는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자녀를 유치원에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젊은 부부의 맞벌이 부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데다 ‘만 3,4,5세를 위한 유아학교’라 선전 중인 유치원에 보내야만 선행학습이나 교육, 또래친구를 사귀는 기회를 자녀에게 줄 수 있어 딱히 유치원에 보내지 않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정부는 내년부터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모든 만 5세 어린이에게 월 20만원을 지원키로 했으나, 유치원비가 이미 워낙 오른 상황이라 학부모들의 부담을 덜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학부모들은 “정부가 유치원비 지원과 더불어 사립유치원이 수업료, 특활비나 교재비 등을 무분별하게 인상하는 것을 억제해 유치원비 인상으로 인해 학부모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어린이집처럼 유치원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수업료을 비롯한 교육비의 상한선을 두는 방식을 적용하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