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때 피아노 학원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어찌나 재미있던지...
정말 재미있게 그리고 열심히 쳤는데 2년 넘어가니 슬슬 지겹고 꾀도 났어요.
몇 쪽까지 진도 마치면 엄마가 원피스도 사줬고, 외투도 사주셔서
억지로 억지로 치고 선물 받고 나면 또 관둔다고 징징댔던 기억이 납니다.
손윗시누께서 낡은 디지털 피아노를 처분하신다기에 몇년 전에 받아왔는데
초등학교 졸업한 이후로는 쳐 본 일이 없어서 악보 보기도 어렵고 손가락도 많이 굳었지만
다시 치니까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스트레스도 확 풀리고.. 제 취미 생활 중 하나가 되었어요 ^^
그런데 배운 게 너무 오래 전 일이기도 하고, 그 옛날 피아노 학원에서 처음 이론 배울 때도 대충 대충 넘기고 거의 눈치로 악보 보며 쳤던 터라 한계가 많이 느껴졌는데...
옆 학교 피아노 교실의 학부모 대상 강의가 폐강 위기라 저에게까지 기회가 왔네요.
얼마 전에 첫 레슨을 받았는데 선생님께 배우니까 저 혼자 칠 때랑은 차이가 있더라고요.
사진 속 악보가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레슨을 한번 받고나니 느낌이 사는 것 같아요 ㅎㅎ
많이 설레고 레슨 날이 기다려집니다.
배우는 게 이렇게 즐겁고, 기회가 주어지는 게 이렇게 감사한 일인 것을 어릴 때는 미처 몰랐네요.
해당 학교 학부모가 아니라 얼마 안 가 잘릴 수도 있지만 배우는 데까지 열심히 해봐야지요.
마흔이 되어서야, 초등학교 때 피아노 배우게 해줘서 고맙다고 엄마께 감사인사를 드렸어요.
요즘 열심히 연습하니 아이들도 좀더 크면 피아노 배우고 싶다고 하네요.
그래, 그러자. 엄마 요즘 참 좋다. 너희에게도 이런 기쁨을 주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