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오지 않는다

자유글 조회수 3813 추천수 0 2014.05.08 02:18:44

잠이 오지 않는다. 답답하다. 잊지 않으려고 세월호 뉴스를 매일 듣고 있다.

사고 당일 이후로 구조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세월호 참사 이후 배의 안전점검을 비롯해 여러 곳의 안전점검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미흡해보이는 것을 어찌하랴.

불쑥 구미 불산유출 사고도 떠오른다.

흠. 답답하다.

아는 이가 올린 글로 알게되었다.

가리왕산의 500년 이상된 주목들, 일련번호를 달아 관리해왔던 나무들이 있는 곳이

평창 올림픽 스키경기장 건설로 일부 산지의 전용 허가가 승인되었다고.

으! 이런! 우리에게 지켜지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들의 생명도, 그 동안 보호해왔던 자연도 아니구나. 이를 어찌해야하나. 

이건 아니다.

우리가 무엇을 지켜냈단 말인가.

슬프다.

   

구조의 현장에서까지 이어진 유착의 고리들

뉴스를 보면 볼수록 꺼림칙한 것들이 줄줄이 엮여져 올라온다.

땅 밖으로 나와 있는 대를 잡아 뽑았더니 뭔가 여러 개의 썩은 덩어리가 한꺼번에 딸려올라온다.

그런데 끝이 없다. 줄줄이 엮여져 있다.

 

답답한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당장의 원인은 내 주변에서 세월호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내 삶의 현장에서 세월호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점점 줄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신 적이 있나요?

분노나 슬픔이어도 좋습니다.

연대와 공감이어도 좋습니다.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시나요?

마음에 슬픔과 분노가 쌓여가고 있다.

어떻게 이 슬픔과 분노를 풀어야하나?

 

벌써 몇 년 전이다.

죽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내가 죽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었다.

내가 살아서 내 한표를 꼭 행사해야한다는 막중한 의무가 내게 있다는 것.

그 당시 힘들었던 마음을 부여잡고 웃었다. 오기라고 해야하나.

내가 살아야했다.

그 뜬금없는 생각이 내가 살야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나는 답답할 때 글을 쓴다.

답답함을 쏟아내면서 스스로 내 할 일을 찾아간다.

먼저, 내 삶의 공간에서 세월호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으면서

가리왕산의 주목들을 지켜내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이런 끔직한 현실도 놓치지 않도록

눈과 귀를 더 부릅 떠야겠다.

또한, 화병이 나지 않게 더 단단해지려한다.

깊이 복식호흡도 하고 양치질도 더 잘하고 밥도 더 잘 먹으련다.

잠도 잘 자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군.

 

더 부지런해져야한다. 더 여유를 가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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