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곧 백일이 다가옵니다. 처음엔 사실 조금 시큰둥했는데 모유를 먹이고 24시간 붙어지내면서 이제 제법 눈도 맞춰주고 웃어주는 덕분에 아이에 대한 애정이 날로 급성장 중입니다. 이젠 정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일주일에 한번 특별 수업의 강사자리를 제안받았습니다. 제 직업의 특성상 경력이 정말 중요한데 쉽게 오지 않을 기회가 온 거죠. 냉큼 물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이니까 하면서 시어머니도 흔쾌히 봐주신다고 하시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모유수유 중이라는 겁니다.

모유수유를 하느라 한달 넘게 씨름하다 이제 겨우 안정기에 접어 들었는데 갑자기 분유를 먹이려니까 마음이 아픈 건 둘째치고 분유를 맹렬히 거부하며 울어대는 아이를 보니 내가 아이를 이렇게까지 울리면서 그 일을 하는 게 좋은 선택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일을 꿈꾸며 이 일을 하기 위해 쓴 그 동안의 노력과 시간들을 생각하면 언제까지 제가 집에서 아기만 볼 수는 없습니다. 나이가 더 들어서 제 꿈을 포기한 나 자신을 용서할 자신도 없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실 혼합수유로 옮겨가야 하는데... 다 아는데... 그런데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모유수유하면서 모유수유의 장점들을 잘 알게 된 터라 모유수유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일도 포기할 수 없으니 마음이 왔다갔다를 반복하는 프린터 노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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