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22195_P_0.jpg » 한겨레 자료 사진

 

커서 엄마가 되고 싶은 이유는 “아빠는 찌찌가 작잖아”

 

양선아 기자님의 글(http://babytree.hani.co.kr/story/48311) 을 읽다가 제 아이의 어록도 함 공개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작년10월에 세 돌이 지났는데 작년 초만 해도 두돌 지났는데 왜 이렇게 말을 못하나

많이 고민했었습니다. 고민도 잠시 잠깐, 이제는 너무 말을 잘해서 엄마가 머리가 아프네요.

작년 한 해 엄마를 울리고 웃겼던 아이의 어록입니다.

 

1. 엄마: 형민아, 쉬 안해도 돼?
형민: 아니, 괜찮아. 어제 쉬 했어. (이때 형민이에게 어제는 모든 과거를 뜻했음.)


 

2. 엄마: 형민이가 엄마를 이렇게 잘 도와주다니. 고마워~
형민: 고맙긴 뭘... -.-;; (꼬마버스 타요를 넘 많이 본 듯. 하나누나가 자주 하는 말)


 

3. 토마토가 초록색이었다가 빨간색이 된 것을 보고 

형민: 엄마, 토마토가 '변신'했어요.

 

4. 그림책에서도 자주 못 본 낙타는 직접 얼굴을 마주 대하고 보니 '기분 좋은 말(馬)'

(눈이 쳐져서 웃는 것 처럼 보였나)

비오는 날 달님이 하늘에 안 나오는 건 '우산이 없어서'이다. 꼬마시인 형민군.

 

5. 자기 꼬추를 만지작 거리던 형민군에게 엄마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형민아, 꼬추 아무한테나 보여주면 안돼. 엄마랑 아빠한테만 보여주는거야.'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하던 형민군. '엄마, 그럼 나무한테는?' ^^;;

아무한테나라는 말을 잘 못알아듣는건가...음...

 

6. 아침에 찻길에 널브러져 있는 담배 꽁초들을 보며 한마디.
"엄마, 왜 담배가 죽어있어?"

 

7. 형민이는 커서 '엄마'가 되고 싶단다.

이녀석, 내가 정말 좋은가보군. 하면서 나름 뿌듯.
'엄마 되고 싶어? 엄마가 좋아?'했더니 '응' 하는 형민군.
그래서 '아빠는? 아빠는 안되고 싶어?' 했더니 '아빠는 찌찌가 작잖아.' 한다.

아니, 그럼 나를 좋아한 이유는 오로지...?
'엄만 찌찌 있고 아빠는 찌찌 없어서 싫어?'
형민군 대답. '아니, 아빠도 있는데 작잖아.'
음... 영악한 것!

 

8. 형민이가 어린이집에서 배추를 두 포기 수확해왔다.

농약 안 친 배추라서 속에서 벌레가 꼬물꼬물 나왔다. 내가 깜짝 놀랐더니

형민이가 왜 배추에서 벌레가 나오냐고 물었다.

내가 깨끗한 배추라서 벌레가 사는 거라고 했더니

형민이가 잠깐 생각하고 이렇게 말했다.
"엄마, 그럼 지저분한 배추는요?"
아하! 깨끗한 배추의 반대말은 약 친 배추가 아니라 지저분한 배추였구나. ^^

 

9. 형민이가 좋아하는 로보카 폴리.

경찰차 폴리 팔에는 피(P)가 써 있다는 걸 알게 된 형민군은

마트에서 주차장 표시 P만 봐도 폴리에 있는 피가 왜 여기 있냐고 묻는다.

헬리콥터 헬리에는 H가 써있는데,

형민군에게 이건 무슨 글자냐고 물었더니 '사다리'란다.

지금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이 기발한 대답~

 

10.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는 안하고

'안녕히 다녀오세요' 하고 예쁘게 배꼽인사를 하는 형민군.

그러고는 곧 '조심해 다녀와. 찻길에서는 손 들고 건너'.

 

11. 고맙긴 뭘~의 업그레이드 버전.

 내가 자동차 스티커 책을 사다줬더니 갖은 아양을 다 떨면서

"엄마, 고마워. 이 책 사다줘서 정말 고마워." 하며 나를 끌어안고 뽀뽀를 한다.

내가 "고맙긴 뭘~" 했더니 이 녀석이 하하 웃으면서 하는 말.

"엄마, 그런 말은 어디서 배웠어?"

 

형민군의 어록. 기억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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