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인가요? 오랜만에 자판을 두드리고 있네요.

그동안 토토로네 아빠의 회사가 이전을 하는 바람에

아이들의 방학과 함께 이사를 했습니다.

다행히 미국에서 주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같은 주 내에서 끝과 끝이네요.

땅덩이가 넓기도 해라. 끝과 끝이 2시간이 걸리네요.

 

이사.

어릴적 저에게 이사는 부모님들의 통보 하나로 이루어졌었어요.

어느날 갑자기 이사를 간다는 말에 어떤 마음의 준비도 없이 떠났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친한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어떻게 이별을 해야하는 것인지 몰라 망설이다가

결국 아무말도 없이 뒤돌아서야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내 아이들에게는 나의 어릴적 슬픔을 똑같이 경험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사를 결정하기 전에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사를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과의 상황들을 이야기했지요.

그러자 결론은 아빠가 힘들게 긴 시간동안 출퇴근을 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곳으로 가서 가족과 저녁이 있는 삶을 즐기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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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추억을 만들며 이별 준비를 하는 아이들 

 

그래서 우리가 함께 했던 곳에서의 인연들과 이별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우선, 이사를 가기 전 놀고 싶었던 친구들의 리스트를 적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과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해나갔습니다.

그 중 토토로네 큰 딸은 'sleepover'를 하고 싶어했어요.

친한 친구집에 가서 하룻밤 자고 오는 것이였지요.

친구의 엄마와 의논을 했고,

그 엄마가 흔쾌히 승락을 해주어서 

친구네 집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토토로네 둘째 딸은 'pool party'를 원했습니다.

풀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수영을 하는 것이었어요.

날씨 좋은 날, 간단한 스낵과 함께 친구들과 신나게 물장구를 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장난감과 소지품들을 정리하면서 쓰지 않는 것들을 모아서

집으로 놀러오는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고, 기부 상자에 넣기도 했습니다.

방학 전 담임 선생님과 주소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기약했습니다.

친구들과 마지막 작별을 고하면서

아이들의 눈에 눈물이 고이기도 하고,

편지를 손에 쥐어주기도 하고,

꼭 안아주는 장면들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별이 슬프지만, 또다른 만남을 기약할 수 있다는 따뜻함도 느꼈기를 바랍니다.

 

엄마인 저도 낯선 미국에 와서 처음 인연을 만들었던 사람들에게

한끼 식사를 하면서 고마움과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그 중 한국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토토로네 첫째 딸과 친한 친구의 엄마와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나눌 수 있었다는 것이

소중하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이별과 만남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이 나라 저 나라를 다니면서 느낀 것은

이별을 잘 하는 것을 통해 소중한 인연의 고리를 만들고

새로운 만남으로의 장을 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언어와 다른 인종에 대한 편견은

마음과 마음이 닿는 인연을 만드는 것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제가 외국살이에서 느낀 소중한 깨닮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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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금자리의 먼지괴물들

 

새로 이사한 곳에서 짐정리가 되기도 전에 뛰어놀던 아이들이

새까만 자기들의 발바닥을 보면서 소리치네요!

"먼지 괴물아 물러가라!!!"

이웃집 토토로에서의 장면을 떠올리며

앞으로 새로운 보금자리에서의 즐거운 일들을 상상해봅니다.

먼저 가족들의 웃음소리로 먼지괴물들을 빨리 물리쳐야겠습니다!!

 

p.s 예전 살던 집에 타임캡슐을 묻고 왔답니다. 20년 후 우리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적은 쪽지를 개봉하는 그날을 고대해봅니다. 아이들에게 우리가 머문 공간에 대한 추억거리를 하나 더 더해봤네요. 두근두근, 콩닥콩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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