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결혼 후 꼬박 4년을 함께 살았던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어버이날이면 성묘를 갑니다.
흰색 카네이션 대신, 붉디 붉은 탐스러운 카네이션 두 송이를 사 들고.
남편과 개똥이와 함께.

- V를 날려주는 남편과 개똥.

- 절을 하라고 하자, 단정하게 합장 부터 하는 개똥

- 할아버지, 할머니께 절을 올리는 손자 개똥
아버님은 마흔둘에 여섯째이자 장남인 남편을 낳으셨고,
남편은 마흔셋에 개똥이를 낳았고,
그리하여 아버님은 여든넷에 11번째 손주이자 첫친손자인 개똥이를 보시고,
여든다섯에 돌아 가셨습니다.
개똥이 첫돌을 앞두고 돌아가신 아버님은 살아 생전 개똥이의 "할아버지" 소리는 못 들으셨지만,
이제 두돌 지난 개똥이는 절도 올리고,
"하버지 사앙해요", "할머니 사앙해요" 힘차게 소리 칩니다.
개똥이에게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얼마나 이뻐라 하셨는지 말해 주는데, 울컥~! 목이 메어 오더군요.
같이 살때는 이럴 줄 몰랐는데, 아버님이 그립습니다.
강모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