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상처받지 않게 키우지 말고 상처를 받아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키워줘야 한다는 회복 탄력성에 대한 책을 지난 해 읽었는데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조선미 교수님은 방송에도 많이 나오시고 늘 딱 부러지게 문제의 핵심을 짚어주셔서
제가 많이 신뢰하는 분 중 한 분입니다. 아이와 부모의 관계 정립,
특정한 시기에 꼭 신경써야 할 것 등에 대해 많이 가르쳐 주시는 분이라서
선생님이 얘기하실 때는 많은 공감을 하며 주의깊게 잘 들었답니다.
어떻게 보면 마음 읽어주기를 강조했던 지난 몇 년간의 육아법이
이제는 상처의 회복력, 강한 영혼의 아이 쪽으로 초점이 이동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자연에 가깝게 키우자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상처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라나는 아이들. 어디까지 도움을 줘야 할지
그 선을 지키기가 아슬아슬 하기만 합니다. 저 또한 많이 보호받고 자라서 그런지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는 게 두렵고 힘들기만 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처럼 되지는 말라고 ^^;; 열심히 육아서도 찾아 읽고 어떤 방식이 아이에게 최선인지
많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제 여섯 살인 우리 아이를 보면 벌써부터 자기가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들이
분명하고 의젓한 말도 많이 하지만 동시에 괴물을 무서워하고 자동차가 말을 하는 나라에
가고 싶어하는 아가야 같은 면도 있답니다. 뭔가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는
아기처럼 굴고 엄살을 부려서 엄마가 하게 하기도 하구요.
지금도 다 알면서 단호하게 안된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아이가 커가면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할지 걱정이 됩니다. 언제나 그렇듯 미리 걱정하기 보다는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해결해 나가야겠죠.
엊그제 신문 기사에 결혼한 아들이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집에 있는 며느리가
벌레 때문에 무서워하니 벌레 좀 잡아달라고 부탁했다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이런 어이 없는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나봅니다. 회사 인사부에 자기 자식이 이번에
이동된 부서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바꿔달라고 하는 부모들도 있다는 걸 보니...
영혼이 강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엄마도 영혼이 강해져야 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육아는 정말 어렵고 힘들지만 그만큼 재미있고 마음이 충만해지는
삶의 한 과정인 것 같아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그림책은 정말 따뜻하고 예쁜 동화였습니다.
형민이는 계속 빨간 풍선이 어디갔나 찾더라구요. 동물들이 줄지어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 장면에서는 코끼리와 코뿔소가 어떻게 버스에 타냐고 어찌나 걱정을 하던지...
바로 다음 장면에 무사히 타고 가는 모습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쉬더군요 ^^
동물원이라는 공간이 너무 반환경적인 것 같아서 안갔는데
아모스 할아버지 같은 분이 계시는 이런 동물원에는 한 번 쯤 가보고 싶었습니다.
엄마 책과 아이 책이 같이 오니 참 좋습니다.
귀농 첫 해인 올해 여름엔 휴가를 따로 못가고
휴가 오는 친척들, 친구들 맞이하기에 바빴는데
고추 수확 준비하고 한 숨 돌리면서 아이와 함께 이 책들을 보니 마음이 안정되네요.
여러분들도 좋은 가을 맞이하세요~
» 엄마 없이 친척들과 놀러간 바닷가에서. 작년까지는 바다가 무서워서 들어가지도 못했던 녀석이 올해는 대파도가 와도 무서워하지 않고 놀았다며 자랑을 합니다. 자연이 아이를 키워주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