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야옹선생입니다. ^^ 뜻하지 않게 내 인생의 책 릴레이에 초대받게 되어 영광이네요.  생각해보니 머릿속에 떠오르는 책들이 많은데, 정말 내 인생에 일정 정도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되는 책들을 정리해봅니다. 예전에 좀 진지하게 써놓은 리뷰들을 정리해보니 손발이 오글거리기도 하네요.  재미로 봐주세요.  ^^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애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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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 전공자였지만 병원 청소부, 헛간 건설업자, 보디가드까지 했던 더글라스 애덤스. 그의 재미난 삶에 박수 짝짝짝!

라디오 대본으로 만들어진 소설이라 결말을 어떻게 낼지 크게 고민하지 않고 그날 그날 때우는 식으로 만들어져서 통통 튄다. 지구가 없어지는 걸로(멸망도 아니다) 시작해서 또다시 지구가 없어지는 걸로 끝났다. 우주에는 시간, 공간 이외에 개연성이라는 애매모호한 축이 존재한단다. 이런 엄청난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고 그 말을 듣는 사람들도 아무렇지도 않다. 마치 우주나 삶이나 내 생각이 만들어내는 것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하는 것 같다

 

 

오래된 미래/헬레나 노르베리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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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되어 친구들을 따라 들어가게 된 동아리가 바로 환경 동아리였다. 그때만 해도 환경 문제에 대해 잘 몰랐어서 분리수거 하고 자연 보호하는 곳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신입인 나에게 선배가 제일 처음 선물로 준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물질적인 성장과 자본주의에 물들었던 껍데기가 쫙 하고 갈라지는 느낌이었달까. 나에게 최초로 공동체라는 화두를 안겨준 책이다.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존 러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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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경제학자 존 러스킨. 변호사였던 간디가 이 책을 읽고 마하트마가 되었다고 한다

러스킨은 경제학자였지만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었고, 선비였다. 약자와 핍박받는 사람들이 넘쳐나는 사회는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러스킨이 쓴 몇 편의 논문을 차례로 이어놓은 것이다. 논문은 1 "명예의 근원" 2 "부의 광맥 " 3 " 대지의 심판자여" 4 "가치에 따라서" 로 되어있다

E.F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함께 내 인생의 경제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러스킨은 인간에 대해 너무 과대 평가를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난 그런 러스킨이 좋다. 그 중 인상적인 구절을 적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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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명목 하에 사람들이 실제로 욕심내는 것은 본질적으로 타인에 대한 지배력이다. 따라서 평범한 의미에서 <부자>가 되는 기술은 절대적으로나 궁극적으로나 자신을 위해 많은 재산을 모으는 기술일 뿐만 아니라, 이웃이 자기보다 적게 소유하도록 획책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정확히 말하면 그것은 <자신만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최대한의 불평등을 확립하는 기술>인 것이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 보면 사람 자체가 부로 보일지 모른다. 궁극적으로 모든 부의 최종적인 성과와 완성은 원기왕성하고 눈이 반짝반짝 빛나는 행복한 인간을 되도록 많이 생산하는 데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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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한알 속의 우주, 노자이야기/장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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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한알 속의 우주는 이현주 목사, 김지하 시인 등의 스승인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의 강연과 이야기가 담긴 책이고, 노자 이야기는 이현주 목사와 장일순 선생의 노자에 대한 대담을 엮어 놓은 책이다. 높아지고 싶고 형이상학적이 되어가는 나에게 낮아지라고 저차원으로 가라고 말한다. 이 책들을 읽고 한때 원주에서 살기도 했었다던가. ㅋㅋㅋ

 

 

지금 이 순간의 역사, 대한민국사 /한홍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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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과거의 일을 서술한 것이라 배우지만 이 책들 속에 있는 것들은 지금! 이 순간!의 역사다. 내가 왜 지금 이곳에서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뉴라이트, 보수의 결집과 세력화, 소위 진보라고 여겨졌던 이들의 실망스러운 행태들 그런 현재의 사건들이 사실은 일제 시대 이후 청산되지 못한 과거사 때문이었다는 알게 되었고 참 답답했다. 이렇게 무겁고 칙칙한 역사의 무게를 알게 해준 한홍구 씨가 살짝? 원망스럽기도 했다.

 

 

에코뮤니티/ 이타카 에코빌리지/리즈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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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미래를 꿈꾼다.
아침에 새소리, 물소리 들으며 일어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랑 텃밭에서 갓 따온 채소,과일,달걀로 만든 요리를 나눠 먹고 이웃집 사람과 오늘 마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웃으며 얘기하고 돈은 없어도 배곯지 않고, 나쁜 짓 하지 않고도 언제든지 자신과 가족을 먹일 수 있는, 계급이나 지위, 직업에 구애 받지 않고 같이 모여 자연 속에서 술 한잔 하며 어우러지는, 그런 마을을 꿈꾼다

그런데, 이미 세계 곳곳에서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이미 생태 공동체를 향한 꿈을 실현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난 그저 꿈만 꾸는 동안, 그 사람들은 손과 발을 움직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면서 그 순수함이 커서도 여전하면 좋겠다고 바라게 된다
.
순수하게 착하게 살아도 짓밟히지 않고, 행복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말이다
.
나도 그런 미래를 위해 꾸물꾸물이라도 움직여봐야겠다.

 

 

론리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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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1년간 배낭여행과 아르바이트를 번갈아 하던 시절의 나에게 가장 중요했던 책. 처음엔 성서처럼 받들어 모시고 다녔지만 나중에는 더 이상 이 책이 필요 없어져 다른 배낭족들에게 나눠 줘 버리기도 했다. 그 시절의 내가 가장 건강하지 않았었나 하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크면 그 때의 내가 그랬듯이 훨훨 자유롭게 세상을 여행해 보기를근데 나도 여행가고 싶다. 애셋의 압박이 TT

 

 

예술에서의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칸딘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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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한폭에 교향악을 담았다던 칸딘스키. 미술관에서 추상화 보면서 이런 건 나도 그리겠다! 라거나 이게 먼 그림이야! 라고만 반응했던 나에게 그가 얼마나 치열하고, 철학적이고 과학적으로 그림을 그렸는지 알게 해준 책이다. 사실 아직도 추상 예술에 대해선 문외한에 가깝지만 내 삶에 예술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존중하게 되었다.

 

 

이상문학상 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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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픽션보다 논픽션을 더 좋아하다 보니 소설을 너무 안 읽게 되는 것 같아서 숙제처럼 해마다 사보는 것이 이상문학상 작품집이다.  2002년부터 올해까지 빠뜨리지 않고 사모았더니 이 작품집만도 책장 한 칸을 차지할 만큼 많아졌다. 나도 순수 문학 좀 하는 사람이라규~뿌듯뿌듯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이말년 시리즈> <당신의 모든 순간> <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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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만화를 좋아했었고, 웹툰을 통해 더 좋아하게 되었다. 가장 최고로 꼽는 웹툰은 윤태호 작가의 <미생>이다. 또 개그 코드가 나랑 잘 맞는 <어쿠스틱 라이프><이말년 시리즈>, 좋은 스토리가 그림의 어눌함을 잊게 만드는 강풀의 모든 작품들을 사랑한다. 내가 서툰 웹툰을 그리게 된 것도 이런 작품들이 있었기 때문일 듯.

 

 

<내 인생의 책 > 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다 보니, 그 책들을 읽고, 울고 웃고 감동받았던 그 때의 나를 다시 만나는 기분이네요. 이런 기회를 주신 어른아이님 감사해요. 지금의 들뜨고 설레는 기분을 제 웹툰을 재미있게 봐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신 illuon님에게도 느끼게 해드리고 싶네요. Illuon님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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