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하고 있는 것일까>_
지구촌 부모들의 미래교육 트렌드
송은주 지음
<전 국민의 아이큐를 5점 올리겠다는 중국의 계획>
덩샤오핑이 집권한 1970년대 후반부터 경제력 향상에 온 힘을 쏟아온 중국은 해결책으로 중국 국민들의 지적, 육체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주목했다. 1990년대에는 태아기의 선천적 결손증 감지를 위한 초음파 검사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기형아 출산 자체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본문 96페이지에서_
셋째를 임신하고 산부인과에 다니면서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 중국의 예가 아니고, 한국에서 적지 않은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가 기형임을 알게되면 어렵지 않게 아이를 포기한다고 하더군요. 저희 집 둘째가 구순구개열로 태어났습니다. 구순구개열은 성형수술을 받으면 되는 그리 심하지 않은 기형입니다. 그런데도 그 정도의 기형을 가진 아이도 쉽게 포기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몰랐습니다. 큰 아이 둘째 아이 둘 다 미국에서 출산했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거든요. 우리 둘째가 얼마나 밝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아이인데, 전 큰 아이보다 둘째 아이가 더 좋은데, 어떤 아이가 태어날지 알지도 못하면서 뱃속의 아이를 포기한다니....가슴이 무너질 듯 아팠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지적 육체적 수준이 높은 아이는 어떤 아이를 말하는 걸까요.
<영국 이튼스쿨이 선택한 느린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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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가 인체에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다들 인정하면서, 시험을 위한 얕은 지식을 잘라내 적당히 버무린 후 패키지에 담아 배급하고 무조건 머리에 집어넣으라고 강요하는 패스트교육의 위험성은 왜 각성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이 아이들에게 정크지식을 마구 쑤셔넣고 완벽히 소화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다른 햄버거를 또 입에 물리는 것은 더 이상 인류를 진보시킬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은 ‘아이들의 눈을 빛나게 만드는 것’이라는 로베르토 카르네이루의 말처럼, 교육의 궁극적 목적은 아이들이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각자가 자기만의 목표를 찾게 해주는 것이다. 이때 아이들은 탐험하고 발견할 시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건강하고, 고무적이고, 윤리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 할 수 있다.
슬로푸드와 같은 슬로 교육을 통해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면서 배움을 흡수할 시간을 주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들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배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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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교육은 아이들의 인성을 발전시키도록 지원하고 그들이 각자의 길을 걸어갈 때 인생의 즐거움과 만족을 위해 배움이라는 친구를 늘 가까이 하도록 하는 접근법이다. 깊은 지식과 사유체계를 자기 것으로 만든 아이들이 그려낼 세상과 세속적 성공과 돈 버는 기계를 만드는 정크푸드식 교육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그리는 세상은 크기와 넓이 면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느린 교육은 게으른 교육이 아니며, 빠른 교육이 곧 열성적인 교육인 것도 아니다. 교육은 경주가 아니라 여정이기 때문이다. 본문172페이지_
느린교육... 너무나 공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제가 부모로써 용기를 내고 아이에게 그런 교육의 기회를 줄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지금 첫아이 둘째 아이는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 주변의 그 누구도 우리 아이들에게 공부해야 한다고 강요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아이가 다 자랄 때까지, 제가 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해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올 한해 동안 고민해야할 문제입니다. 내년에는 큰 아이를 학교에 보내야 하니까요. 어쩌면 아이 스스로 선택하도록 기회를 주어야 할까요.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무리하고 급하게 선택을 강요하지는 않아야 겠지요. 어찌됐든 조금 느긋하게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을 해봐야 겠습니다.
셋째 아이를 임신한지 7개월이 지나갑니다.
임신 초기에 이 책을 받아 읽고 나서 바로 후기를 못 남겼네요.
작년 한해 미친 듯이 책을 읽었습니다.
책모임도 있었고, 베이비트리 책읽는부모도 참여했고 개인적으로도 육아서를 비롯해 여러 가지 책들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그런데 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책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셋째임신’이라는 사건(?)으로 인해 독서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그 핑계로 책도 컴퓨터도 내려놓았지요.
그리고는 입덧으로 누워서 몇 달을 보내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아이를 키우는 것은 어떤 것인가.(내가 셋이나 되는 아이를 키울 수 있을지..)
이 시대의 교육이란 과연 무엇일까.
배고픈데 점심 때 뭐해먹을까...(임신기간 내내 먹는 생각이 절반을 차지하더군요.^^;;)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지난 일 년 동안의 제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책읽고 이일저일 바쁘다는 핑계로 내 아이들을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는데 소홀히 했음을...
아이를 어떻게 교육시킬 것인가 보다,
내 아이를 어떻게 더 사랑해주고 믿어주느냐가 더 시급하고 소중함을 깨달았습니다.
내 아이는 내가 믿어주고 기다려준 만큼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갈 것이고,
그게 제 부모님이 저에게 해주셨던 최고의 뒷바라지였음을 떠올렸습니다.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혹은 이렇게 저렇게 해야 성공한다고 이야기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혼자 성공하는 삶이 아니라 내가 가진 것을 어떻게 하면 이웃과 나눌 수 있을까 고민하는 삶을 엄마인 제가 살아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아이의 엄마가 된다고 생각하니, 두렵기도 하지만 용기를 내서 신념대로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좋은 책 보내주신 베이비트리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