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생활을 하던 차에

은혜로운 부르심(?)을 받고 잠시 우리 유치원 엄마들의 간단한 만남.이 있었습니다.

 

사람은 각기 스타일이 다르다는 것은 우리 모두 아는 일이고..

그렇지만 여러 사람 보기에 (혹은 나 혼자에게라도) 이상해 보이는 불편함이 존재하는 이유는

내가 가진 "상식"이라는 어떤 기준이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그 날 겪은 짧았던 대화 때문입니다.

 

우리 동네에는 직원 복지가 괜찮은 그리고 규모가 제법 되는 회사 하나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유치원에는 그 회사에 적어도 한 명이상의 부모를 둔 아이들이 제법 다니고 있죠.

하원 시간에 아이를 데리러 오는, 그러면서 그 회사를 다니는 아빠들도 많습니다.

 

생각지도 않게 자기 직장 상사, 부하직원들을 마주치는 그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어이구~"하면서 자동으로 상사에게 꾸벅 인사하는 아빠,

그런 부하 직원 어깨를 두드려주는 상사인 아빠.

 

그 회사와 상관없는 저 같은 경우엔 좀 어색합니다.

회사에서의 상하관계가 밖에 나왔다고 변하는 건 아닙니다만,

본인 아이들이, 아이의 다른 친구들이, 그 엄마들이, 선생님들이 보는 한 가운데에서

한 쪽은 허리를 굽히고, 한 쪽은 어깨를 두드리고 있는 모습이 씁쓸.... 할 때가 있습니다.

상사를 만난 부하직원인 아빠를 위해 도망치듯 그 자리를 벗어나주는

센스 있는 상사아빠가 기대되기 때문이지요.

적어도 저는 그렇게 기대하고 삽니다.^^

 

부하아빠가 상사아빠를 유치원 문 앞에서 마주쳤습니다.

자동반사 조건반사. 응당 그래야 하는 자세의 인사가 오고 갑니다.

아빠가 허리를 굽혔고, 그 어깨를 토닥이는 다른 친구 아빠의 모습이 연출 됩니다.

회사에서 해도 될 이야기가 유치원 마당에서 오고 갑니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이런 상황에 대한 느낌을 엄마들과 대화로 주고 받던 중에...

한 엄마가 제 기대와는 영 딴판의 발언을 합니다.

직장의 상하관계가 밖에 나오면 뒤집혀야 하는 거냐며,

상사에게 인사하는 건 당연하고,

그런 부하 인사를 받아주고 이야기하는 것이 뭐가 부자연스럽냐고 이야기 하네요.

자기도 아이 아빠의 부하직원이 상사의 아이의 사진을 찍어서 인화해 갖다주더라며,

계급으로 대접(?)받는 이야기를 꺼내면서요..

군대 상사의 김장날 부인들이 우르르 몰려가 김장 담그는 거랑 뭐가 다른가..싶었죠.

 

순간 짜증이 확..났어요 ㅋ

회사 생활 안해봐서 그런 문화를 모르는 건 아닙니다.

저도 해보았고, 직장의 상하관계가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압니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장소에서 필요 이상의 어색함을 유발하는 일들은

아름답게 서로 조심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상식이었기에

참으로 당황스럽더라구요.

아이들 유치원이었잖아요. 회사가 아니라..

이상하다 생각되는 제가 이상한 걸까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사는 세상입니다만. 이렇게 다르네요.

 

직장 어린이집이 많이 있을텐데, 그 어린이집의 분위기가 문득 궁금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아빠엄마들은 위의 상황과 상관이 없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건..정말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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