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대본 육아

자유글 조회수 3825 추천수 0 2013.08.12 13:34:59
님편 말대로 쪽대본처럼 도연이 식단을 짜고, 도연이를 위해서인데 도연이를 방치한 채로 후다닥 요리를 하고(제정신은 아니지만 제발 손가락은 자르지 않길 바라며), 나도 도연이도 평온하지 않은 상태로 그렇게 만든 음식을 앞에 두고, 드디어 입 속에 넣어보지만, 도연이는 안 먹고 그럼 나는 한숨 쉬며 남은 걸 모두 먹고, 배는 부른데 온몸에 힘이 쫙 빠진다.

그러다 어쩌다 입에 맞는 음식이었는지, 그날은 기분이 좋았는지, 남편의 도움 혹은 외식의 새로움 때문인지 도연이가 한 끼를 잘 먹어주면, 후아, 오늘 하루 할 일은 다 한 것 같은 마음으로, 집안일이든지 도연이와 노는 시간이든지 할 만하다, 이렇게 살아가는 건가봐 하며, 마음에 힘을 빼고 재게 몸을 놀린다.

그렇게 도연이는 16개월이 지나 태어날 때보다 세 배가 컸고, 어찌어찌 하루하루 지나면 쑥쑥 클 거야, 쪽대본이지만 충실하게 내 역할을 다하면 될 거야, 그랬는데 오늘은 더운 날씨 탓인지 월요일 오전이기 때문인지 유난히 힘이 들어서, 전화로 남편에게 끝없는 푸념도 해보고 엄마도 소환해보고 싶고 그랬다.

젖을 끊으면 해결될 일일까, 나는 단유조차 단호히 해내지 못하는 사람인가, 젖을 실컷 주고 자연스레 끊도록 하자는 결심도 지키지 못하는 엄마인가, 어떤 게 옳은가 따지는 건 쓸데없이 교조적인 걸까, 내가 편한 쪽으로 한다는 것은 합리화일까, 심란한 지금도 곧 지나가고 이러한 고민으로 나는 엄마로 한걸음 성장하고 더 나은 해결책을 찾아갈 테니 괜찮은 걸까, 난 지금 이렇게 속상하고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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