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드가 어쩌고, 에릭슨이 어쩌고...
공부할때 배웠던 수많은 심리학 이론들은 싸그리 지워지고.
딱 한줄만 머리에 남는다.
'4살... 아 징그럽게 말 안듣는다.'
아마도 4살이 엄마들이 힘든 건
'나'와는 아이가
정말 !
전혀 !
완전히 !
다른 '인간'임을
몸소 느끼게 되는 첫시기이기 때문이 아닐까?
3살때까지는 마냥 예쁘고, 어린이집에 보내면 마냥 애틋하고, 걱정스럽고 그랬다.
그때도 아이가 좋다, 싫다 표현이 있었지만
그래도 먹이면 먹이는대로, 입히면 입히는대로 '아기'였지싶다.
그러나. 지금은 나랑은 달라도 너무 다른 개성과 선호와 미적감각과, 입맛과 취향을 가진
한 존재가 되었다.
물론, 그게... 서로 절충이 안되는 4살이기에 엄마는 힘들다.
나와 아이는
생긴 것도 (우리 셋이 다니면. 다들 '어머 아빠 많이 닮았네요' 그런다)
입맛도 (아이는 토속적, 나는... 패스트푸드 취향 ㅋㅋ)
성격도 (나는 덜렁덜렁 아이는 섬세한 편이다)
많이 다르다.
그리고, 전적으로다가... 합의가 안된다.
그냥 지가 입고 싶은대로 바지에 긴 양말을 쫙 땅겨서 허벅지까지 올려신고,
티 거꾸로 입고 나간다.
(맘대로 입던지 말던지, 그대신 난 니 손 안잡고 갈란다 ㅋㅋ)
그저, 내가 '난 털털한 성격이야'라고 숨겼던 내 섬세하고, 예민한 촉을...
나의 그림자를 있는 그대로 직면하고,
또 다른 나를, 그리고 나와는 전혀 다른 한사람을 받아들이는 수 밖에 없다.
다르다고, 멀찍히 떨어뜨릴수도, 안볼수도 없는 '자식' 아니던가
하기 엄청 싫어했던 것들도, 음식도, 취향도
순순히 받아들여야하는 4살의 엄마가 되었다.
물론, 엄청난 실갱이들이 필요하다.
나도, 엄연히 나만의 개성이 있는 존재이므로, 무조건 받아들일수만은 없는 일이니깐.
아이와 매일 전쟁같은 실갱이들을 겪으면서
아이는 나를 어른으로...
나는 아이를 아이답게 자라게 한다.
또 하나... 미운 4살인 이유는
4살이 절묘하게도, 아기와 어린이와의 경계선에 있기때문이다.
2월생이라 꽉 찬 4살이지만
어느때는 아기짓하고, 어느때는 청산유수의 말빨을 자랑하는 어린이다.
오늘만 해도... 청산유수 아이가 나를 또 멘붕상태로 만든다.
'나가게 바지 입어라'라고 좋게 말했으나
4살 남자아이라면 뭐... 까불까불하면서 듣는 둥 마는둥이기 마련
내가 기다리다가 버럭 '야 빨리 바지 안입어'라고 하니
대뜸 내게, '엄마 기분좋게 말해!'란다.
난.. 또 단순한 성격 아니던가?
바로 '응. 현빈아~~ 바지 입어라~~' 미소 방긋하면서 살랑이며 말한다.(시키는대로)
아이는 '응 그렇게 기분좋게 말해요'란다...
헐... 웬지, 해놓고 찜찜한 이 기분
이렇게 완전 나보다 고단수를 구사하다가,
또 어느 순간엔 무서워서 꼭 껴앉고 자야하는 아기가 되니
변덕스런 아기 + 어린이 모드를 소화하기란 여간 쉬운게 아니다.
그나저나..
도대체 미운7살은 어쩌려나. 미리부터 겁이 난다.
지금도 '단추가 있어서 싫어. 이 바지는 딱딱해서 싫어. 그냥 마음에 안들어'하면서
옷장을 다 헤집어 놓는데...
그러다가 '아 ~ 행복해. 사랑스러워. 엄마 너무 좋아. 백설공주같당~' 등의
살살녹이는 애교부리는 중
헐... you w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