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랑 공덕역을 지나는데 까만 티셔츠에 청바지 숏팬츠를 입고 스니커즈를 입은 여자가 50대로 보이는 남자에게 기대어 있었다. 우리가 보기엔 여성은 20대 정도로 보이고 남성은 50대 정도로 보였다. 여자는 술에 취해 흐느적거렸고 남성이 그 여자의 일행인지 의심스러워보였다. 얼마전 수원 여대생 살인 사건때문인지 우리 둘은 도저히 그 두 사람을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없었다. 우리 둘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었다. 젊은 여성 세 명과 한 남성도 계속 그 둘을 보면서 수군대고 있었다. 그들도 길을 가지 못하고 멈춰 서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에게 다가가 "어떻게 할까요? 일행이냐고 물어볼까요? 경찰에 신고할까요?"라고 물었다. 그들은 "물으면 일행이라고 하겠죠~ 어떻게 해야하지?"라고 말했다. 결국 선배가 자신이 대표로 물어보겠다고 했고 나와 선배는 그 남자에게 다가갔다.

    선배 "일행이세요?" ...
    남자 "네. 왜요?"
    선배 "아니 일행이신가 궁금해서요. 여자분이 너무 힘들어하시는 것 같아서 도와드리려고요."
    남자 "술에 좀 취했어요. 가자고 하니 좀 쉬었다 가자고 해서 그런 거예요"
    선배 "학생~ 괜찮아요?"
    나 "괜찮으세요? 정신 좀 차려봐요~"
    술 취해 흐느적거렸던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허걱.

    그런데 남자의 무릎에 고개를 처박고 있던 여자가 고개를 들었는데.....

    20대 여성이 아니었다.
    적어도 40대는 되어보이는 아줌마.
    그 여성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우리가 학생이라고 부르는 소리에
    기분이 좋은 듯 보였다.
    직감적으로 둘 사이가 아는 사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뿔사!

    ㅎㅎㅎㅎ
    젊은이 네 명 그리고 선배와 나
    모두 허허허 웃으며 공덕역을 향했다.

    스니커즈 신은 날씬한 아줌마
    진짜 대학생으로 착각했다고요!!!
    ㅋㅋㅋㅋ

    웃음밖에 나오지 않네. 허허허.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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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이메일 : anmadang@hani.co.kr       트위터 : anmadang21      
블로그 : http://plug.hani.co.kr/anmad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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