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514081801_20140925.JPG » 김지양 <66100> 편집장이 스페인 스파 브랜드 망고 매장에서 블라우스와 치마를 들어보이며 “플러스 사이즈라고 이런 식으로 못 입는다고 생각하지 말자”고 말하고 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플러스 사이즈 옷 고르는 법
66에서 77로 넘어가며 옷 구매 전면중단했던 임지선 기자, 김지양 <66100> 편집장과 쇼핑에 나서다

“아예 속옷부터 잘못 입으셨네요.”

몸 위로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가 어렵다. “배를 가리기 위해 큼직한 티셔츠를 입고 고무줄 바지를 입어 몸 전체가 처져 보이고 원래 몸보다 한 사이즈 더 커 보인다”는 혹평이다. 나름대로는 차려입고 간 참이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불어난 몸을 가리기에 급급했던 것도 맞다. 66과 77 사이, 어떻게 입어야 할까?

플러스사이즈 모델이자 비키니부터 쫙 붙는 미니원피스까지 잘 소화해내는 김지양 <66100> 편집장과 함께 서울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의 스페인 스파(SPA) 브랜드 망고 매장을 찾았다. 이 매장의 매력은 다양한 디자인과 사이즈. ‘어떻게 입어야 예뻐질까’를 주제로 옷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김 편집장과 임 기자의 몸무게는 비슷하다. 그런데 한 사람은 ‘패셔니스타’로 보이고 다른 하나는 후줄근해 보이는 이유는 뭘까. 김 대표는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충분히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라 일갈했다.

1 편견 버리기
그동안의 편견은 접어두는 것이 좋다. “내가 못 입는 옷이라고 제쳐두기 시작하면 옷 고르기에 제한이 너무 많아져요. 입어봐야 입을 줄 알게 되고 어울리게 되죠. 이렇게 속이 비치는 민소매 원피스도 하늘하늘한 셔츠와 겹쳐 입으면 누구든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습니다.” 김 편집장의 말이다.

2 알몸으로 거울 앞에 서기
진지한 자세로 옷을 구할 마음의 준비가 되었다면 이제 알몸으로 거울 앞에 설 차례다. 맨 먼저 대체 내 몸에 ‘허리’가 어디인지 찾아본다. 그나마 가장 들어가 있는 그곳이 허리 맞다. “키가 그리 크지 않은 한국인의 체형에서 문제는 거의 배”이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허리 라인 살려주기’다. 입으면 몸이 더 부해 보이던 원피스도 허리에 굵은 벨트 하나 조여주면 라인이 달라진다. 특히 가리고 싶은 부분, 몸매 중 마음에 드는 부분, 가슴 크기와 모양 등도 샅샅이 살펴보자.

3 속옷
속옷을 입을 생각이라면 사이즈에 맞게 입는 것이 좋다. 플러스사이즈인데 가슴이 작다면 ‘볼륨 업’, 가슴이 크다면 ‘푸시 업’을 염두에 두면 된다. 가슴 볼륨을 키워주는 역할은 패드가, 처진 가슴을 올려주는 역할은 와이어가 한다. 와이어가 싫다면 대안도 있다. 강은경 남영비비안 디자인실장은 “노와이어 브래지어가 편안하긴 하나 가슴이 퍼져 보인다는 것이 단점이었다”며 “최근에 선보인 브래지어는 컵 안쪽에 쫀쫀한 망을 덧대어 가슴을 받치고 모아주는 와이어의 역할도 겸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고 설명했다. 가슴을 잘 지탱해주기 위한 넓은 어깨끈, 군살이 튀어나오는 것을 방지해주는 넓은 폭의 날개도 신경쓸 부분이다.

4 티셔츠
흰색 티셔츠 하나를 사고 싶은가? 그럼 매장 안의 모든 흰색 티셔츠를 입어보라. 진정 마음에 드는, 내 몸과 어울리는 흰색 티셔츠를 얻는 데는 세 시간이 걸릴 수도, 1년이 걸릴 수도 있다. 김 편집장은 “면·레이온·골지 등 소재에 따라, 라운드·브이넥 등 네크라인에 따라 흰색 티셔츠는 천차만별”이라며 “잘 고른 흰색 티셔츠 하나로 자신감 있는 연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덥석 사고 후회를 반복하는 패턴 속에서는 마음에 드는 스타일링을 할 수 없다. 김 편집장 역시 마음에 쏙 드는 청바지 한장 사자고 3년을 헤맸다니 마음가짐부터 바꿀 일이다.

5 재킷, 카디건
가을은 재킷이나 카디건을 활용하기 좋은 계절이다. 셔츠를 하나만 입는 것보다 위에 카디건을 걸쳐 시선을 분산시키면 스타일이 살아난다. 신혜정 크로커다일레이디 디자인실 디렉터는 “날씬해 보이기 위해 너무 크거나 몸에 딱 붙게 입는 건 오히려 체형을 부각시켜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펑퍼짐한 니트나 두꺼운 코트로 몸을 꽁꽁 가리는 것은 오히려 몸매의 단점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 상체가 통통할 경우에는 칼라가 없는 재킷이나, 어깨나 허리에 포인트가 있는 재킷을 권한다. 원단이 얇은 블라우스의 경우에도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나거나 속이 훤히 비칠 걱정에 멀리하기보다는 원단, 색상, 칼라 크기, 하의에 넣어 입을 것인지 꺼내 입을 것인지 등을 고려해 고른 뒤 재킷이나 카디건과 매치하면 좋다.

6 바지·치마
다리에 꽉 끼는 스키니 스타일보다는 여유 있는 일자핏의 바지를 입고 하이힐을 신으면 좋다. 특히 허벅지를 살짝 가려주는 니트와 잘 어울린다. 밝은색보다는 짙은 색이 좋지만 블랙이나 군청색 바지가 지겨울 땐 과감하게 프린트가 들어간 바지를 선택해보자. 의외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배가 나왔다면 에이(A)라인 치마를, 허벅지에 살이 많다면 에이치(H)라인 치마로 몸매의 단점을 가릴 수 있다. 프릴이나 주름이 들어간 치마, 어그부츠 등은 하체를 더 강조하니 주의한다.

7 원피스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원피스를 멀리해온 사람이라면 벨트를 활용해보자. 레이온 소재의 후들후들한 원피스를 입고 허리에 굵은 벨트를 채워 허리 라인을 강조하고 나면 색다른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최근 많이 나오는 ‘루스핏’은 주의하자. 몸이 들어간다고 해서 디자인이 의도한 ‘헐렁한 느낌’이 나지 않는데도 입으면 예쁘지 않다. 허리 라인에 고무줄이 들어가 있거나 벨트가 붙어 있는 스타일의 원피스도 몸매에 맞춰 스타일링 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과감한 민소매 원피스가 코트나 카디건과 매치해 입기 좋은 경우가 많으니 열심히 입어보는 수밖에.

8 안 어울려도 입고 싶다면? 입어라!
“가끔은 아예 진짜 뚱뚱해 보이게 옷을 입어요, 커다란 후드티셔츠에 안경도 끼고요. 모두가 반드시 날씬해 보여야 하는 것도, 예뻐 보여야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래서 전 기본적으로는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지만, 또 어떤 날에는 입고 싶은 대로 입어요.” 김 편집장의 말대로 내 몸, 내 인생이다. 정말 입고 싶은 옷인데 남의 시선 때문에 못 입는다면 그 사람, 안 예쁘다. 고로, 내 몸을 사랑해주고 내 몸에 맞는 옷을 찾아 입되, 안 어울려도 입고 싶다면 입자. 비키니를 입는 법? 비키니를 사서 입으면 된다는 말씀.

글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한겨레 신문 2014년 9월 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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