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의 TV토론 잘 보았다. 두 분 모두 진지한 토론을 해주셔서 두 분의 생각이 어디서 차이가 있는지 좀 더 명확히 알게 되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토론을 보면서 중점을 둔 사항이 있다.

일단 토론에 임하는 자세로 말과 표정, 질문과 답의 명확성을 중심으로 토론 내내 보는 이로 하여금 갖게 만드는 두 후보의 분위기, 느낌을 중요하게 체크하면서 보았다. 다음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겨루게 될 야당 단일화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의 관점에서 보았다. 여기서 전제조건이 중요하다. 단일 후보를 내는 것 보다 이기기 위한 단일화 후보를 뽑고 싶다.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일반 국민으로 참여하였고 그 때 문재인 후보를 뽑았었다. 민주통합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있을 야권 단일화에 어떤 후보가 허심탄회하게 단일화를 이끌 것인가를 생각했었다. 민주통합당 후보가 앞으로 대통령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하기보다 민주통합당 내 어떤 후보가 단일화 과정에서 큰 잡음 없이 감동의 단일화를 이끌어 내고 이를 시작으로 대선에서 새누리당의 후보를 이길 것인가를 생각했다. 이번 토론도 같은 초점에서 보았다. 마지막으로 대선 후보의 정책이 중요함에도 두 분 정책의 차이를 크게 보려고 하지는 않았다. 약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정도였다.

 

먼저, 토론에 임하는 자세에서 두 분 중 점수를 더 드리자면 안철수 후보에게 더 드린다.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비슷한 톤으로 차분하게 말씀하셨다. 표정에서도 토론 내내 흔들림 없는 표정을 유지해주셨다. 그에 반해 문재인 후보의 자세는 불안해 보였다. 이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도 문재인 후보께 느꼈던 부분이다. 문후보의 처음 모두 발언 시 얼굴을 앞으로, 아래로 움직이시며 말씀하시는 모습은 어색했다. 토론이 진행되면서는 줄어들었지만 손에 쥐고 있는 펜을 어색하게 만지작거리시는 모습, 안후보의 말을 들을 때의 얼굴 표정-눈과 상체의 움직임, 입술의 모양-에서 표정관리를 위한 제스처란 느낌, 이 모두 토론 자세 점수에서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말할 때 톤의 폭이 안 후보에 비해 문후보가 컸으며 문 후보의 표정에서 불안한 감정을 읽을 수 있었다. 이런 단점은 단일화 후보로 문 후보가 되신다면 이 후에라도 꼭 보완해주셨으면 하는 부분임을 말씀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박근혜 후보의 장점 중 하나가 말의 톤과 표정이 일정하여 안정감을 준다는 것이다. 상대가 나의 수를 읽을 수 없게 만드는 박근혜 후보 특유의 표정은 표정관리를 따로 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이다. 질문과 답변의 명확성에서도 안 후보가 앞섰다. 안 후보는 궁금해하는 사항을 조목조목 질문할 순서에 잘 짚어나갔고 그 질문에서 문재인 후보가 벗어나는 대답을 할 때도 안 후보는 문 후보를 면박하지 않고 알면서도 넘어가는 듯했다. 안후보의 답변에서는 처음 군복무 에피소드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군복무 이야기에서 올해 군을 시찰한 이야기로 초점을 벗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문후보보다 명확한 답변을 했다. 질문 답변의 명확성에서 박근혜 후보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진실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국민을 위한다는 거창한 여러 표현들에 속지 않는다. 그래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본인의 생각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추어 들으려고 한다. 사회자가 토론 중간에 가벼운 질문으로 던졌던 질문이 있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가장 인상 깊게 남는 장면을 이야기 해달라는 취지의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문후보는 노량진 고시촌-문후보의 발음이 공시촌으로 들렸다는 점 체크-에서 고시생들이 컵밥을 먹는 장면을, 안후보는 통영 피랑-안후보의 발음을 필항으로 들렸음을 체크-의 벽화 이야기를 하였다. 여기서 단순히 인상 깊은 장면을 놓고 보면 두 후보의 답변차이를 이렇게 말하고 싶다. 문후보는 문제 현상을 짚어내는 수준에 머물렀으나 안후보는 문제 인식을 넘어서 대안까지 짚어냈다. 통영 동피랑마을 벽화를 통해 보여준 공동체 복원이야말로 대안이라고 강조하며 생활에서 일어나는 혁신의 중요함을 말했다. 짧은 답변에도 토론 중 안후보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이다. TV토론이 시작되기 전에는 문후보가 변호사이기에 안후보 보다 유리하지 않을까했는데 안후보의 본디 차분한 성격 탓인지 안후보가 전반적으로 더 여유 있어보였다. 두 분이 못 박은 후보 단일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이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안후보에게 유리한 단일화 방식으로 갈 수 있다는 조급함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에서만큼은 여유가 없어도 있는 듯 보이는 게 문후보에게 유리하지 않았을까.

 

다음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겨루게 될 야당 단일화 후보로 누가 적합한지의 관점에서 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두 분 모두 아직은 가능해 보였다. 여기서 잠깐, 참여 정부 시절 국정 운영 경험이 있으며 민주통합당이라는 당 내에서 완승을 이끌어내며 2012년 대선후보로 나온 문재인 후보의 정치 경험이 박근혜 후보와 겨뤘을 때의 장점으로 보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TV 토론을 보기에 앞서 현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고 이를 바로 잡아갈 내용들의 말들이 오가길 바랐다. 그 부분만큼은 두 분의 생각이 일치한다 할지라도 지금의 언론 상황에서 현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고 이 책임을 함께 져야할 새누리당에 한 방을 날리는 뭔가가 있었으면 했다. 아마 새누리당 후보들이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작은 기회라도 최대한 이용하려는 기회 포착력과 끈질길 정도로 매달리는 무서움을 야권 단일화 후보도 더 나아가 그 참모진들도 가졌으면 좋겠다. TV 토론회 마지막 모두 발언을 보면서 문후보가 감동적인 단일화를 위해 작년에 안철수 후보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했던 것과 같은 담판을 하실 수 있으신지 의문이 들었다. 당에 소속되어 쉽지 않으시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여쭤보고 싶었다. 지금의 안후보는 당이라는 소속은 없지만 그를 지지하는 거대한 국민 세력이 안후보를 떠받치고 있기에 당에 소속되었느냐 아니냐를 떠나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후보의 마지막 표정에서 당에 발목 잡혀 더 큰 국민을 못 보시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다. 토론 전 두 후보 모두에게 기대가 많았는데 안후보는 기대보다 토론을 잘 이끌어주셨고 문후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여 문후보가 놓친 점을 더 많이 지적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두 후보의 정책이다. 두 후보의 정책은 당장 실시하느냐 단계적으로 실시하느냐의 차이 정도는 보였으나 큰 틀에서 다르지 않았다. 예를 들면 순환출자 제한, 의료보험 상한제, 제주해군기지를 바라보는 관점 등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문후보가 안후보에게 실무협상팀과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게 아니냐하셨는데 오히려 문후보 쪽에서 안후보의 안을 협소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정치공동선언 합의 내용 중 의원수 조정에 관해서 문후보가 안후보의 생각을 두 번이나 거듭 확인하려고 하였다. 두 후보 모두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 대표를 늘리는 안에는 일치하지만 의원수 자체를 유지하느냐 축소하느냐를 놓고 어느 선까지 담을 것인가의 차이였다. 안 후보는 기존 정치권의 특권 내려놓기의 하나로 의원수 조정에서 의원수 축소를 말한 것이고 문후보는 의원수 자체는 유지하는 것이 마찰이 적을 것이라 생각하는 듯 했다.

정책 단일화 과정에서 각 분야별 큰 틀을 짤 때 지향하는 목표는 두 분이 비슷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에 이르기 위한 단계를 몇 단계로 분리하여 그 단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를 놓고 국민들이 뭔가 다르다고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서 내년 우리 경제와 세계 경제를 고려한 단계에서 조율이 이뤄졌으면 한다.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희망이 없었다. 실책과 실망을 안기는 현 정부와 한나라당에 맞서 차기 정부를 꾸려나갈 핵심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희망이 없었다. 그러나 국민들은 스스로 그 희망을 찾아 나섰고 지금 문재인, 안철수라는 두 후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바뀔 수 있다는 큰 희망이 생겼다. 그래서 두 후보가 모두 소중하다. 그러나 이제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4월 총선 결과의 안타까움, 아니 지난 5년과 같은 시간을 다시 보내고 싶지 않다. 앞으로의 5년은 확실히 바뀌길 바란다. 정권교체가 이뤄지길 바란다. 야권 단일 후보를 내는데 자신의 눈앞의 이익을 모두들 내려놓기를 바란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516 [자유글] 위로받으러 오세요. [17] 난엄마다 2012-12-20 3939
515 [자유글] 나는 꼼수다 마지막회 들었습니다. 투표하고 기다리겠습니다. 난엄마다 2012-12-19 3499
514 [자유글] 첫 데이트 때보다 더 설레는 지금 imagefile [3] anna8078 2012-12-18 4070
513 [자유글] 너 정체가 뭐야? imagefile [6] soojinne 2012-12-15 9680
512 [자유글] 베이비트리 2012년 송년모임 후기는요~ 양선아 2012-12-15 3733
511 [자유글] 베이비트리 송년 모임을 다녀와서 [15] 난엄마다 2012-12-14 4353
510 [자유글] 루돌프 됐지만,, 마음은 산타였던 하루 ^^ imagefile [4] 나일맘 2012-12-10 4013
509 [자유글] [다짐] 완료 보고 [6] 강모씨 2012-12-09 4053
508 [자유글] 첫눈일기 imagefile [6] 분홍구름 2012-12-08 3961
507 [자유글] 산타할아버지께 imagefile [5] ahrghk2334 2012-12-08 3893
506 [자유글] EBS다큐프라임 <아버지의 성> 남편하고 꼭 함께 보세요 imagefile [2] jenifferbae 2012-12-06 7736
505 [자유글] 회식의 계절 그리고 건배사 imagefile [3] 양선아 2012-12-01 7491
504 [자유글] 저만 이렇게 피곤한건가요? ... [9] 나일맘 2012-11-29 4775
503 [자유글] 아이를 위한 좋은 습관 7계명 wonibros 2012-11-27 6856
502 [자유글] 아~ 희망을 쏘아 올리고 싶다. [3] 난엄마다 2012-11-26 5505
501 [자유글] 단일화 하는 과정에서 상처 최소화해야 할텐데... [4] 양선아 2012-11-22 5679
» [자유글] 문재인 안철수의 후보 단일화 토론을 보며 [3] 난엄마다 2012-11-22 5996
499 [자유글] 아빠, 조금만 놀아주세요…! [18] 분홍구름 2012-11-21 6648
498 [자유글] [동물농장] [5] 난엄마다 2012-11-21 6347
497 [자유글] 저 오늘.. 떠나요... [7] 나일맘 2012-11-18 55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