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40개월을 넘긴 울 아들, 지난 주에 형님반으로 진급했다.

P20120208_112942183_yujin7902.jpg » 같이 형님반이 되는 마스크부대 친구들

 

1. 조삼모사

작년 여름만 해도 엄마의 어설픈 조삼모사 작전이 좀 통했드랬다.

예를 들면, 놀이터에서 한참 놀고 흙투성이가 되서 들어온 후

엄마: 형민아, 목욕하고 맘마 먹자.

형민: 엄마, 목욕 안할래요. 목욕 안할거야.

엄마: 목욕 안할래? 그럼 목욕 하지 말고 비누칠만 하자.

형민: 어, 그래. -.-;;

신나게 비누칠 하던 형민: 엄마 목욕 안할래요.

엄마: 응, 그래서 목욕 안하고 비누칠만 하는거야. 비누칠 재밌어?

형민: 어, 재밌어. 목욕은 안 할래요.

엄마: 그래 목욕 하지 말고 이제 머리만 감자.

형민: 네~ (아주 기분 좋게 머리 감는 형민군) 근데 목욕은 안 할거에요.

엄마: 알았어. 목욕 안하고 비누칠하고 머리만 감으니까 기분이 좋지?

형민: 응. 좋아.

 

이러던 녀석이 지금은...목욕도 비누칠도 안 한다고 더 놀다 한다고 뻐팅긴다.

목욕 하고 나면 바로 자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버린게지.

점점 자는 시간이 뒤로 미뤄져서 이제 9시가 넘어야 잔다.

목욕도 비누칠도 싫다기에 세수만 하고 자자고 하면 그것도 싫단다.

그러다 가끔 그럼 얼굴만 씻자고 하면 그건 좋다고 가서 열심히 세수한다.

이제 조금 있으면 이 방법도 안 통하겠지 ㅜ.ㅜ

 

2. 엄마는 할 말이 없당...

작년에는 내가 소방차랑 타요가 형민이 어린이집에서 오기만을 기다린다고,

많이 보고싶어 한다고 하면 "엄마, 소방차가 입이 있어?" 하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진짜 말을 하는데 자기만 못 듣는게 아닌가 궁금한 모양.

 

그런데 얼마 전 있었던 일.

형민이가 혼자 쉬를 하고 화장실에서 그냥 나왔다.
엄마: 형민아, 손 씻고 나와야지. 쉬 하고 나면 손에 지지 묻잖아.
형민: 괜찮아. 손 안씻을래. (소방차를 들고 갖고 놀기 시작한다.)
엄마: 형민아, 그렇게 안 씻은 손으로 소방차 만지면

        소방차가 에이, 형민이 지지 손이네 그런다.
형민: 엄마, 소방차는 입이 없잖아. 어떻게 말해?
엄마: 끙~

그리고 잘 시간이 되어
엄마: 형민아, 이제 세수하고 잘 시간이야.
형민: 아니야. 아직 놀 시간이야. 저기봐. 시계가 '이제 놀시간이에요. 뻐꾹뻐꾹' 그러잖아.
엄마: 시계는 입이 없는데? (그리고 우리집 시계는 뻐꾸기 시계도 아니다.)
형민: 시계 몸이 말했어. 

 

아~ 진짜 엄마는 할 말이 없당~

 

네 살에서 다섯 살, 아이의 마음이 자라는 속도를 따라가려니 엄마가 참 바쁘다.

바쁘고도 ... 재미있다. 울 아들은 엄마 마음의 피로 회복제(이면서 피로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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