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두 돌이 되기 전까지 우리 꼬마의 친구는 딱 한 명.

지금도 절친, 지금도 그에겐 여신님(?)인 엄마!!!

그만큼 아이를 낳고, 아이와의 (남편도 껴주지 않은)세상 속에 나를 가두고 갇혀 지냈다.

나는 나름 사람을 많이 사귀고 많이 관리하는 쪽이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관계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것에 더욱 더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내가 관리 가능한 범위 내로 친구(지인)의 범위를 축소해왔던 것 같다.

 

사람 만나고 사귀는 데에 있어 스트레스를 더 크게 받을 필요는 없다는

'여우와 신포도'격 현실적 절충안을 택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물론, 일과 관련이 되어 있는 인맥관계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다.

일로 만나는 사람을 어디 가려서 만날 수 있던가.

 

어찌보면 곁을 잘 내어주지 않는 차가운 사람으로 비추어질 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는 모두에게 좋은 사람, 대다수의 사람에게 친한 사람으로 다가가지 않게 되었다.

아이를 낳고 살아가면서, 아이 때문에 관계를 맺고 유지해야 하는 만남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 사람과 아이로 인해 만나 사람들 간의 경계선이 나는 비교적 분명하다.

물론, 그 경계를 허물고 아이들 관계보다 더 돈독해진 친구도 생겼지만,

아무튼 나는 내 친구 관계의 확장을 크게 원하지 않는다. 인위적으로 늘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이 때문에 알게 되는 엄마들의 상당 수가 나의 이런 태도에 불만을 표시해 오는 경우가 있다.

“애들이 친구지, 우리가 친구인가?”라는 거부감이 들 정도의 불만..

뭐 나처럼 관계맺음에 소극적인 사람들이 아니기에 생기는 갈등이겠지만..

쓸데없이 피곤한 느낌이 분명히 있다.

 

꼬마가 사회활동(어린이집&놀이친구모임)을 하게 되면서 또래 엄마들로부터 가끔씩 불만을 듣는다.

 

‘자신이 손 내미는 만큼 나도 손을 내밀어 달라고’

 

즉, 너는 왜 연락 안하냐!!

왜 나한테 차마시자고,

아이들 같이 놀게 하자고,

놀이터에서 같이 놀자고,

주말에 놀러 갈 때 같이 가자고 안하냐!!!!

 

뭐 이런 이야기...

 

그러면 나는 이야기 한다.

나는 만남에 적극적인 편이 아니고, 마음을 여는데 시간이 걸리며.. 주저리주저리..

그러다가 결국 이런 이야길 들었다.

“니가 틀렸어” ... 뭐 그렇게 당당하게 확신에 차서 그러는건지..

틀릴 것 까지야 뭐가 있나..

솔직히 말해 그 엄마들에게 내가 매력을 못 느껴서겠지.

그럼 나를 탓할 일인가?

안맞으면 안맞는대로 흘러가게 냅두다가, 친해질 수도 있는거지.

남녀관계 밀당, 기브앤테이크를 꼭 해줘야 되는건가?

오히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기가 싫어져버리고 만다.

아 그런데 친구는 가려사귀면 안 되는 건가?

나는 나에게 맞는 분으로 가려사귀고 싶은데..--;;

시간과 추억이 쌓이다보면 자연히 가깝게 되는 사람이 친구가 되지 않나?

이런 건 나만의 느낌이니 가끔씩 욕을 먹는 거겠지만

.. 나 이럴 땐 참 까칠하구나..

폭 넓게 좋아해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나를 거스르면서 불편한 친구가 되어가는 것은 상대방도 원치 않으리라.

...............<어느 날 가까워지지 않는 나에게, 아이 친구 엄마가 나를 “틀렸다”고 말한 날에>

여러분은 아이들 놀이친구.. 많이 만들어주시나요?

그런데 엄마들이 주도해서 꾸려진 모임에서

아이들이 정말로 엄마가 원한 아이와 친한 친구가 되어가던가요?

붙여줘도 결국은 맞는 아이들끼리,

만나며 추억이 쌓이는 아이들 중에 마음이 맞는 아이들끼리 친해지는 것 같던데요..

친구는 다른 누군가가 어쩌지 못하는 것이고,

둘이 마음이 맞아야지, 혼자 맞아서도 안 되는 것이던데요..

우리 꼬마에게도 친구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고 있지요.

같이 함께 하는 시간이 많은 친구에겐 말하지 않아도 더 깊은 믿음이 생기고,

자주 보지 않아도 항상 가깝게 생각하고,

아무 것도 아닌 일에 더 서운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역시 아무것도 아닌 것에 마음이 풀리죠.

서른이 훌쩍 넘은 엄마도 아직 겪는 ‘관계에서 오는 갈등’속에 어른이 되어가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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