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너무나 많은 시간을 발음에 쏟아붓고 계시는 데 발음은 왜 잘해야 할까요? 


멋있어 보이기 위해서? 원어민처럼 보이려고? 남들로부터 영어 잘한다는 소리 듣고 싶어서? 

아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서? 


우선, 발음의 제일 기본이자 중요한 목표는 '의사소통'이 위주가 되어야 합니다. 의사소통에 가장 중점을 두고 공부를 하시고 나중에 내가 미국/영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로 이민을 가거나 하면 그 나라 발음에 좀 더 가깝도록 연습하시면 되어요. 


호주나 뉴질랜드에서 미국 발음은 천대를 받죠. (물론, 미국에선 거꾸로 호주, 뉴질랜드 발음이 놀림감이 되겠지만요) 제가 일하던 직장에 미국 분이 계셨는데 그중 한 분은 좀 오래된 베테랑이기도 하였지만 다른 한 분은 나름? 새내기였는데 가끔씩 다른 호주 직원들이 미국식 'r'을 아주 강하게 넣어 그 미국 새내기 선생 발음을 흉내 내기도 했었죠. 조금만 더 심했으면 제가 끼어들기라도 했겠지만 농담과 놀리는 거의 어중간하게 반쯤 되는 지점이어서 참 곤란했었죠. 물론, 같은 이방인이었던 제가 끼어들었다면??? 둘은 같이 왕따 당했을 수도 있겠죠? 


참, 그리고 이런저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미국인이 아니면서 미국 발음을 구사한다는 건 참으로 어색한 일이죠. 게다가 완전한 미국 발음이 아니라 흉내 낸 어정쩡한 굴리기만 엄청하는 미국 발음 비스므리한 발음은 듣는 사람을 참! 힘들게 하지요... 진짜로!


제 얘기를 잠깐 할께요. 저는 운이 좋아 초등학교 때 영어를 처음 접하게 되었죠. 그리고 중학교 땐 우연한 계기로 영어를 잘하고 싶었고 실제로 잘하게 되었죠. 또래 친구들보다 당연히 훨씬 더 많이 읽고 말하고 연습했던 제 발음은 나날이 좋아졌고 정말 늘 발음 좋다는 말을 지겹도록 (??) 들으며 자랐죠. 맞아요, 저는 정말 발음이 좋았던 아이였어요. 아니, 미국 발음이 좋았던 거죠. 


그런 제가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요, 그건 처음으로 호주라는 나라에 갔을 때였어요. 나름 한국에서 영어 스피치를 잘한다는 5명의 대학생들이 뽑혀서 간 거였는데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저의 2주간의 일정엔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죠. 공항에 우리를 마중 나온 거구의 오지 아저씨가 '쏼라 쏼~'하고 진짜 짦은 한마디를 했는데 못 알아먹었죠. 정말 충격이었죠!! 그리곤 저는 2주 동안 입을 거의 닫고 살았어요. 뭐가 들리는 게 있어야지 대답을 할 것 아닙니까? 절망적이더군요...


그렇게 2주간의 공짜! 호주 일주를 어렵게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저는 뒤늦은 영포자가 되었죠. '내가 지금껏 제일 열심히 한 게 영어인데 그게 이 정도라면 이건 내가 갈 길이 아니구나. 더 늦기 전에 포기하자.' 그리곤 놨죠, 영어공부를... 무려 6개월 동안!!


그동안 저는 무엇을 했을까요? 새로운 나의 진로를 마구 찾아다녔죠. 그림도 그려보고, 일본어 공부도 하고, 글도 쓰고... 하지만 결국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아니 영어보다 더 마음이 가는 곳을 찾지 못해서 다시 영어로 돌아오게 되었지요. 그 대신 공부 방법을 바꾸기로 다짐했죠. '그래, 미국 발음만이 영어 발음은 아니다. 영어를 쓰는 곳은 미국 말고도 훨씬 더 많다. 많은 다른 영어 액센트를 공부하자.'라고 생각하고 인도식, 영국식, 호주식, 미국식 등 제가 당시 들어봤었던 발음들을 모조리 흉내내고 공부하기 시작했죠. 자세히 공부하다 보니 나름 인도 사람처럼, 호주 사람처럼, 영국 사람처럼, 미국 사람처럼 발음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러다 어떻게 하다 호주에 십여 년을 살게 되었고 다시 한 번 저는 미국식 발음을 호주식으로 바꾸는 노력을 하게 되었어요. 일단 호주에 살면서 미국인도 아닌 제가 강한 미국식 발음을 한다는 게 그들에겐 거슬릴거고 또 제게도 신경 쓰이는 일이여서였죠. 하지만, 전 지금도 토박이호주인처럼 발음하진 않아요. 또 조금은 촌스러운 (?) 호주식 발음을 굳이 백프로 똑같이 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만, 제 발음이 많이 중성화되어서 누구도 제가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죠.


다시 위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여러분은 발음을 '원어민처럼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누구도 원어민처럼 발음이 좋은 걸 영어 잘하는 것의 척도로 삼지 않지요. 한국엔 진짜 한국인 같은 억양으로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 연애인들이 많이 있죠. 이들이 가볍게 한국어 회화를 유창하게 하는 것과, 서울의 유명 대학에서 한국 관련 연구를 하면서 한국어(어려운 한자 포함)로 책도 내고 정책토론도 하는 (물론, 억양은 외국인이라는 티가 많이 나긴 함) 교수님을 뵈면 어느 쪽의 한국어가 더 높은 수준이라고 말할까요? 


아님, '멋있어 보이기 위해서' 하시나요? 저는 정말 멋있어 보이기만!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정말 입을 열면 마치 어릴 때부터 외국 살았던 사람처럼 진짜 막 버터발음이 좔좔 흐르죠. 그런데 그런 사람들 한 2분 이상 보고 있으면 할 말이 없어지지요. (실제로!) 어릴 때부터 영어를 많이 배운 고소득층의 어린아이들에게서도 이런 현상이 많이 보이더군요. 발음도 멋지고 기본 회화도 잘하는 데 의견도 없고 좀 어려운 말은 할 줄 모르는... 딱 2분이면 그 멋있어 보이는 건 더 이상 안 보이죠. 2분이 지나도 계속 멋있어 보인다면 그건 발음 때문이 아니라 그 안의 내용 때문이겠지요.


아님, ''남들로부터 영어 잘한다는 소리 듣고 싶어서?' 근데 그거 아시나요? 진짜 잘하는 사람에게는 '영어 잘한다'는 말을 안 하죠. 다만 넋을 잃고, 할 말도 잃고 쳐다볼 뿐!! ' 영어 잘 못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잘하니 뭐 하니 하는 말에는 연연해하지 마세요. 어차피 원어민은 그 내용을 듣지 발음을 듣지 않죠. 발음이 의사전달에 방해만 되지 않으면 된다는 것 기억하세요!

 

아님,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서?' 맞아요! 


영어 발음을 잘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는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도록입니다. 내가 열심히 말했는데 상대가 못 알아들었다거나, 다른 말로 알아들었다거나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아야겠지요. 우리가 발음을 공부하는 이유, 내 아이가 발음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되기 위해서'라는 걸 항상 기억하세요. 까먹으면 영어공부의 불균형이 올 수 있어요!! 


제발 내 아이에게 원어민처럼 발음 잘하도록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틀리지 않은 발음만 하면 충분합니다!!


(본문 내용은 http://korea_koala.blog.me/220384711451 의 포스트 내용을 간추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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