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프리즘] 꿈과 끼, 엄마의 산수/전정윤

 

김연아한테 스케이트를, 박태환한테 수영을 가르치는 교육을 해야 한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7일 모교 방문 때 강조한 말이다. 황 부총리는 손주뻘 중학생 후배들한테 ‘꿈과 끼’를 살리는 자유학기제를 홍보하면서 거듭 두 스포츠 스타를 예로 들었다. 선의가 느껴지고 틀린 말도 아닌데, 이를 전해들은 학부모한테서 ‘날 선 반응’이 돌아왔다.

“스케이트 한 짝도 안 사줄 거면서, 무슨 ‘김연아한테 스케이트를’이에요.” 이 엄마는 최근까지 딸한테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쳤다. 김연아 같은 재능은 둘째 치고라도, 주 2회 한달 강습비 35만원, 피겨스케이트화 20만원, 피겨복 상·하의 각각 5만~6만원이 큰 부담이었다. 꿈과 끼가 있는 듯해 욕심을 냈더니, 가계가 휘청거렸다. 선수용 스케이트화 등 ‘장비 가격’이 두배로 치솟았다. 초급부터 1~8급으로 나뉜 급수를 딸 때면 최소 주 3~4회 강습이 뒤따랐다. 대회용 의상과 안무비도 한번에 50만원씩 뭉텅 빠져나갔다. 보통 2~3급부터는 ‘전공’을 생각하고 피겨를 탄다. 이 엄마는 2급 문턱에서 스케이트를 아이의 꿈 대신 취미로 낮췄다. “아이 재능만으론 안 되고 부모의 돈과 열정·끈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엄마의 결론이었다.

....(중략)...

 

관련 링크는 여기로...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692875.html?_fr=mt0

 

 

공감되는 글이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지원하고 응원하려고 해도, 우리 사회는 아이 재능만으로는 안되고 부모의 돈과 열정, 끈기가 뒷받침돼야 하는 사회다. 공교육이 지원하는 교육 시설과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교육을 시키지 않아도 공교육 체제 내에서 자신의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사회는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

 

딸이 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적으라고 했는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서 화가라고 적었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의 꿈이 지속될 것이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수시로 꿈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았다. 화가가 될 수 있으면 좋고, 화가가 아닌 다른 일을 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1학년은 무엇이든 꿈꿀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꿈꾸는 아이에게 마음껏 꿈을 꾸라고 말하고 옆에 있어주는 것이 부모의 자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주변 엄마들과 아이들의 꿈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데, 대다수의 엄마들은 내게 이런 충고를... 했다.

"그림은 그냥 취미로 하라고 해요. 요즘은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놀기도 잘 하는 애들도 많대요. 예체능은 돈 없으면 절대 못해요. 한다고 해도 뭐 아주 탁월하지 않으면 먹고 살 길이 없고. 공부가 그래도 제일 낫다니까. 그러니까 다들 공부시키려고 하는거지. "

 

초등학교 1학년이 화가라고 꿈을 적었는데 주변에서 벌써 그건 꿈이 될 수 없다고, 그냥 취미로 하라고 말해야 하는 사회. 돈이 없으면 꿈도 마음대로 꾸지 못하는 사회. 그런 사회가 우리 사회다. 가능성과 희망, 도전이 불가능한 사회가 어떻게 활력있고 행복한 사회가 될 수 있을까.

 

제발 교육 정책 당국자들이 어떻게 하면 이런 구조를 뜯어고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보다 많은 아이들이 마음껏 꿈을 꿀 수 있고 끼를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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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아 기자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사는 것이 생활의 신조. 강철같은 몸과 마음으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길을 춤추듯 즐겁게 걷고 싶다. 2001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해 사회부·경제부·편집부 기자를 거쳐 라이프 부문 삶과행복팀에서 육아 관련 기사를 썼으며 현재는 한겨레 사회정책팀에서 교육부 출입을 하고 있다.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더 행복해졌고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저서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자존감은 나의 힘>과 공저 <나는 일하는 엄마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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