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 이어서 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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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새엄마에 의한 폭행으로 아동이 학대 당한 사회적 사건들이 한동안 회자되었고,

모 방송국 드라마에서는 이것을 아예 소재로 다루고 있다.

재밌게 지켜보는 드라마 한 꼭지에서 나는 어느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전처의 아이에게 얼토당토 않은 모함으로 신체적 폭력을 가한 여자에게 시누이가 하는 대사.

 

"폭력에는 브레이크가 없다. 너 욱해서 그랬다며!!! 욱해서 시작한 매질, 언제 그만 둘 것 같니?"

 

 

꼬마는 며칠 전, 그간 주의를 주고 꾸지람을 했던 잘못된 행동을 또다시 저질렀다.

게다가 3단 콤보였다. 누차 경고를 했지만, 참다가 폭발한 나에게 많이 혼났다.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렸는데, 아직 연한 살인 종아리에는 금방 시퍼런 멍이 생겼다.

 

나는 그때 왜 때려야만 말을 듣니!! 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는데,

결국에 때리고야 마는 것은 내가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때리면서 감정이 가라앉는 게 아니라 (욱해서 들었던 회초리였던 만큼)

때릴수록 화가 증폭되어 더 때리게 되던 느낌도 되살아 났다.

 

체벌의 효과는 일단 내 말에 집중 시키고 이유불문하고 따르게 하는 것이었다.

 “이유불문 하고 내가 가하는 폭력(쨌든, 신체에 가하는 물리적인 행위이므로)

아래 아이의 자유의지를 무릎 꿇리는 일이었을 뿐.. 이라는 생각이 일었다.

 

원효대사가 해골 물을 마신 후에 이런 기분이었을까.

뒷골목 깡패가 지나가던 행인을 무릎 꿇리고 위해를 가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탈취해가는 것과

방법이 어디가 다른가?

뜻을 굴복시키기 위해 벌였던 행동, 그 누구에게도 지어보지 못한 험악한 표정으로….

부끄러웠다. 지금도 부끄럽다.

 

가슴도 많이 아팠다.

엄해야만, 회초리를 드는 방법만이 통한다고 생각했던 내가 후회스러웠다.

손쉽고, 효과(?)가 빠를 뿐..

갈수록 때려야 하는 매의 양은 늘어야 할 것이었고,

때릴수록 감정적이 되고 화풀이 수단이 될 것이었다.

 

나는 모델이 되어 아이에게 폭력을 전수하게 될 것이고,

아이는 자신에 대한 위협이고, 공격이라고 받아들이는 느낌이 클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단되면 반복이 된다는 오류가 생겨왔었다.

이런 점에 있어서 나의 훈육 방법은 잘못되었다.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체벌만이 훈육방법의 유일한 선택지가 되기 전에,

통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인 시점이었다.

 

꼬마도 이제 일곱 살.

엄격하게 훈육하되, 최대한 존중하고, 인정해주어야 함을 통감하며..

반성문처럼, 자아비판을 마치며, 내 훈육수단의 한 가지 체벌을 버린다.

 

잘 키우려면 자신의 아이를 남의 아이처럼 대하라는 말.

내가 아이 훈육을 위해 다시금 곱씹어야 할 말이다.

할 수 없다.

어쩔 수 없어서 화를 내더라도 최대한 내 감정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회초리를 배제시켜야 한다.

이를 악물고 한 번 숨을 골라봐야겠다.

 

나는 엄마이니까, 더 인내해야 하고, 더 설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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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분들의 덧글을 보고 나만의 고민이 아니었구나..싶었어요.

사실 이 글 올리면서, 내가 더 부끄러워지면 어쩌나 했었는데.

 

오늘도 한 발 성장해 나가는 엄마로서  많은 분들의 공감과 이야기 나눔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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