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빠 싫어 미워

자유글 조회수 3637 추천수 0 2014.01.22 08:29:34

요즘 4살 된 둘째 딸이 부쩍 많이 사용하기 시작한 말들입니다.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느낌이나 판단, 감정을 표현하는 말들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뭐 너무 남발하는 경우도 없지 않습니다만...예를 들면 충분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인데도 엄마에게 해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는 경우라든지, 하고 있는 일을 더 이상 못하게 한다든지, 아빠가 재밌게 몸놀이 해주다가 지쳐서 그만 하자고 할 때도 가끔씩 그러네요. 한 마디로 자신의 욕구충족이 되지 않을 때 상대에게 XXX 나빠, 싫어...하는데,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에게도 동일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재밌기도 하고, 순수한 아이들의 시각이란게 어찌보면 정말 더 기발하고, 멋진 거 같단 생각이 듭니다.

 

어제 저녁 일입니다.

둘째 승아는 쎄이 펜(?)에서 나오는 노래를 제대로 필 받아서 열심히 씩씩하게 율동까지 곁들여서 따라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잘 나오던 노래가 뚝. 밧데리가 다 되서 충전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보통 때 같으면 그런 걸로 울거나 화를 내지 않는데, 어제는 정말 필 충만 4살 짜리가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열정과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했던가 봅니다. 그래서 노래가 뚝 끊기자 마자 울면서 뭐라 그럽니다. "나빠아~~~ 나빠, 쎄이펜..., 혼내 줘..." 엄마가 "승아야, 쎄이펜 밥 주자. 배고파서 힘 없어서 그러는 거야." 그러니...둘째 애는 더 크게 울며 "아냐, 나빠 밥 주지마...밥 주지마..." 먹성 좋은 둘째 아마도 평소에 엄마한테 혼날 때 간식 안 줄거란 말을 들어서일까요?

정말 신나게 잘 노는 걸 그만 하게 한 쎄이펜에게 정말 화가 나고, 미웠나 봅니다. 밥 주지마라고 할 정도로...

 

충전하니깐 생각나는 첫째 딸과의 추억이 하나 생각나서 짧게 - 정말 짧게 - 적어 봅니다.

 

놀이터에서 딸 아이 그네를 뒤에서 밀어주고 있었습니다.

점점 세게, 점점 높이 올라가니 즐거워서 소릴 막 지릅니다.

그러다가 잠시 아빠가 한 눈 팔면서 전화 받았습니다.

딸이 갑자기 그럽니다. "아빠 그네 밧데리가 다 됐나봐..."

처음에는 뭔 말인가 했는데...졸지에 아빠가 그네 밧데리가 되었더랬죠.

요즘 아이들 장난감이나 책에 밧데리가 들어가는 게 많아서

밧데리가 다 되면 아빠가 갈아주던 게 생각났나 봅니다.

 

- 아이들의 시선이란게 유치한게 아니라, 사소한 거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관찰하려는 노력을 하면 정말 멋지고, 기발한 표현이나 생각들이 많다는 걸 점점 더 느끼게 됩니다.

  과연 언제까지 이런 순수한 시선으로 멋지고 자신만의 기발한 생각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왠지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고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가면 갈수록 틀에 박힌 생각이나 획일적인 판단,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빠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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