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잃어버린 나를 만나고 싶어
모두 잠든 후에 나에게 편지를 쓰네
내 마음 깊이 초라한 모습으로
힘없이 서있는 나를 안아주고 싶어
난 약해질 때마다 나에게 말을 하지
넌 아직도 너의 길을 두려워하고 있니
나의 대답은 이젠 아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오오 오오오 오오
이제 나의 친구들은 더이상 우리가 사랑했던
동화속의 주인공들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고흐의 불꽃 같은 삶도 니체의 상처입은 분노도
스스로의 현실엔 더이상 도움될 것이 없다 말한다
전망 좋은 직장과 가족 안에서의 안정과
은행 구좌의 잔고 액수가 모든 가치의 척도인가
돈, 큰 집, 빠른 차, 여자, 명성, 사회적 지위
그런 것들에 과연 우리의 행복이 있을까
나만 혼자 뒤떨어져 다른 곳으로 가는 걸까
가끔씩은 불안한 맘도 없진 않지만
걱정스런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친구여
우린 결국 같은 곳으로 가고 있는데
때로는 내 마음을 남에게 감춰왔지
난 슬플 땐 그냥 맘껏 소리내 울고 싶어
나는 조금도 강하지 않아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언제부턴가 세상은 점점 빨리 변해만 가네
나의 마음도 조급해지지만
우리가 찾는 소중함들은 항상 변하지 않아
가까운 곳에서 우릴 기다릴 뿐
신해철의 '나에게 쓰는 편지'
내 용돈으로 처음 샀던 가수의 테잎 속 노래이다.
중학교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엄청 들었던 곡이다.
시골뜨기가 대학에 입학해서 노래동아리에 들겠다고 찾아가
노래 한 번 불러보라는 선배 앞에서 불렀던 곡도 신해철의 곡이다.
나중에 이 동아리가 학교 중앙노래패란 걸 알았다.
투쟁가와 민중가요를 부르는 동아리에 찾아온 후배란 녀석은
아무것도 모르고 대중가요를 불렀다.
그랬다.
한 번도 세어본 적이 없었네.
그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다시 꺼내본 그의 노래 테잎들.
내가 갖고 있는 것만도 열개구나.
무슨 노래를 그리 좋아했을까
'그대에게', '날아라 병아리', 'Here I stand for you', '인형의 기사'
'해에게서 소년에게'. 'Hope', '재즈카페', '도시인', 'The Ocean'
'내 마음은 황무지', '내마음 깊은 곳의 너', 'Money'
그래, 많았구나.
그 중에서 '나에게 쓰는 편지'가 있는 테잎은 정말 마르고 닳도록 들었다.
멀리 집을 떠나 지냈던 고등학생 시절부터 나의 단짝이 되어준 노래들이다.
눈물이 안 날것 같았는데 노래를 들으니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아마도 떠나는 그의 영정을 보면 또 엉엉 울것 같다.
바닷가에 가서 '나에게 쓰는 편지'를 크게 부르고 싶다.
그렇게 좋아했던 노래들을 반복해 들으니 울음은 점점 잦아들고 행복함이 밀려온다.
그래, 예전에 내가 듣고 좋아했던 그 느낌이 다시 전해져온다.
Hope 신해철+김세황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들 속에서 이렇게 힘든 때가 없었다고 말해도
하지만 이른게 아닐까 그렇게 잘라 말하기엔
곁에 있던 사람들은 언제나 힘들때면 어디론가 사라지고 혼자란걸 느끼지.
하지만 그게 세상이야 누구도 원망하지마.
그래 그렇게 절망의 끝까지 아프도록 떨어져
이제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고 큰 소리로 외치면.
흐릿하게 눈물너머 이제서야 잡힐 듯 다가오는 희망을 느끼지.
그 언젠가 먼 훗날엔 반드시 넌 웃으며 말할거야. 지나간 일이라고.
이제는 더이상 흘릴 눈물조차 남아있지 않을 때 바로 지금이야.
망설이지 말고 그냥 뛰어가는거야.
흐릿하게 눈물너머 이제서야 잡힐 듯 다가오는 희망을 느끼지.
그 언젠가 먼 훗날엔 반드시 넌 웃으며 말할거야. 지나간 일이라고.
내 학창시절 나와 함께 해준 노래들을 선물해준 그에게 감사한다.
우리는 좋아하는 사람도 같았는데 그래서 참 든든했는데.
잘 가시게 그대여
삼가 고 신해철님의 명복을 빕니다.